성서이어쓰기

전도서 8장 1절- 12장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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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3-04 ㅣ No.334

8 그러면 어떤 사람이 지혜있는 사람인가? 사리를 알아 제대로 풀이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찡그린 얼굴을 펴고 웃음을 짓는 사람이 지혜있는 사람이다.

 

 

임금에게 복종하여라

 

   하느님 앞에서 임금에게 충성을 맹세했거든 임금의 명령을 지키도록 하여라. 임금이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나 하는 자이니, 경솔하게 어전에서 물러나오거나 임금이 싫어하는 일을 고집하지 않도록 하여라.

   임금의 말은 권위가 있는 것이라, "왜 그러십니까?"하고 반대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이 명령을 지키는 사람은 화를 입지 않는다. 생각이 지혜로우면 어떤 경우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알게 된다.

   무슨 일이든 때와 방식이 있는 법이다. 그러나 아무리 제대로 하여도 화를 입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고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알려 줄 사람도 없다.

 

 

착한 사람 악한 사람의 구별이 없는 세상

 

   사람은 아무도 제 목숨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아무도 꺼저 가는 제 숨결을 붙잡지 못한다. 아무도 저 죽을 날을 마음대로 주장하지 못한다. 전쟁이 덮쳐 오면 벗어날  길이 없고, 악한 일을 하고 살아날 길도 없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온갖 일을 다 알아 보려고 애쓰다가 나는 이 모든 일을 알아 냈다. 남을 마음대로 주무르던 자는 때가 되면 화를 입는다. 그래서 악하게 살던 자들이 매장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렇게 사는 것 또한 헛된 일이다.

   아무리 죄를 지어도 당장 죄를 받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나쁜 일을 할 생각밖에 없다. 백번 죄를 짓고도 버젓하게 살아 있더구나.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 하느님 앞에서 조심하며 살아 가는 사람은 잘 되어야 하고 하느님 두려운 줄 몰라 하느님 앞에서 함부로 사는 악인은 하루살이처럼 사라져야 될 줄은 나도 확신하지만 땅 위에서 되어 가는 골을 보면 모두가 헛된 일이다. 나쁜 사람이 받아야 할 별을 착한 사람이 받는가 하면 착한 사람이 받아야 할 보상을 나쁜 사람이 받는다. 그래서 나는 이 또한 헛되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즐겁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하늘 아래서 먹고 마시며 즐기는 일밖에 사람에게 무슨 좋은 일이 있겠는가? 그것이 없다면 하늘 아래서 하느님께 허락받은 짧은 인생을 무슨 맛으로 수고하며 살 것인가?

   나는 지혜를 통해 사람드링 땅 위에서 밤낮 눈도 못 붙이고 수고하는 까닭을 알려 무던히 애를 써 보았지만, 하느님께서 하늘 아래서 하시는 일은 아무도 알 수 없음을 깨달았다. 아무리 찾아도 그것을 알 사람은 없다. 이런 일을 안다고 장담할 현자가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을 참으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9 나는 이 모든 것을 알려고 애를 썼다. 착한 일을 하며 사는 슬기로운 사람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다는 것을 알지만, 사랑해 주실지 미워해 주실지는 알 갈이 없다. 그럼로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모두 헛된 것일 따름이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꼭 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죄없는 사람이나 죄있는 사람이나,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깨끗한 살함이나 더러운 사람이나,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나 제사를 드리지 않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선한  사람이라고 해서 죄인과 다를 바 없과 하느님 앞에서 맹세를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맹세를 꺼려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모든 사람이 같은 운명을 당하는데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일 중에서 잘못되지 않은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사람들의 마음은 악으로 차고 넘쳐 얼빠진 생각을 하며 살다가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 사람이란 산 자들과 어울려 지내는 동안 희망이 있다. 그래서 죽은 사자보다 살아 있는 강아지가 낫다고 하는 것이다. 산 사람은 제가 죽는다는 것이라도 알지만 죽고 나면 아무것도 모른다. 다잊혀전 사람에게 무슨 좋은 것이 돌아 오겠는가? 사랑도 미움도 경쟁심도 이미 사라져 버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어떤 일에도 간섭할 길은 영원히 없어진 것이다.

   그러니 네 몫의 음식을 먹으며 즐기고 술을 마시며 기뻐하여라. 이런 일은 하느님께서 본래부터 좋게 보아 주시는 일이다. 언제나 깨꿋한 옷을 입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하늘 아래서 허락받은 덧없는 인생을 애인과 함께 끝날까지 즐기며 살도록 하여라. 이것이야말로 하늘 아래서 수고하며 살아 있는 동안 네가 누릴 몫이다. 무슨 일이든 손에 닿는 대로 하여라. 즈승에 가서는 할 일도 생각할 일도 없다. 깨쳤던 지혜도 쓸 데 없어진다.

   내가 또 다시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일을 살펴 보았더니 발이 빠르다고 달음박질에 우승하는 것도 아니고 힘이 세다고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아니며 지혜가 있다고 먹을 것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슬기롭다고 돈을 모으는 것도 아니며 아는 것이 많다고 총애를 받는것도 아니더라. 누구든 때가 되어 불행이 덮쳐 오면 당하고 만다. 사람은 아무도 자기가 죽을 날을 모른다. 모두들  그믈에 든 물고기 같고 덫에 치인 새와 같은 신세라, 갑자기 액운이 닥치면 벗어날 길이 없다.

 

 

슬기와 어리석음

 

   하늘 아래서 지혜가 이런 대접을 받는 것도 나는 보았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퍽 중요한 일이다. 인구가 얼마 된지 않는 성읍이 하나 있었다. 어떤 왕이 대군을 이끌고 와서 포위하고 공격할 준비를 갖추었다. 그런데 그 성읍 안에는 지혜있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가난하였다. 그 사람의 지혜로 성읍은 위기를 면할 수 있었을 터인데 그 가난한 사람을 인정하는 자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혜가 힘보다 낫기는 하지만 이 사람은 가난하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 그의 지혜가 빛을 못 보는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어리석은 무리를 거느린 임금의 호령 소리보다는 조용한 현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 그래서 지혜는 어떤 무기보다 낫다고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모처럼 잘 되던 일이 수포로 돌아 가는 수가 있다.

10 파리 한 마리가 빠져 죽으면 향수 한 병을 버리게 된다. 그렇듯 하찮은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지혜로 얻은 영광을 물거품으로 돌려 버리는 수가 있다.

   지혜로운 생각을 따르면 잘 되지만 어리석은 생각을 따르면 실패하게 마련이다. 사람이 어리석으면 만사에 생각이 모자라, 입만 열면 제 어리석음을  드러낸다.

   임금이 너에게 화를 내더라도 자리를 뜨지 말라. 침착하면 큰 실수를 미리 막을 수 있다. 하늘 아래서 벌어지는 못마땅한 일 가운데, 이런 것도 있는 것을 나는 보았다. 이것은 통치자 자신이 저지르는 실수인데, 어리석은 자를 높이 올려 앉히고 유력한 자격자를 내려 앉히는 일이다. 내가 보니 종은 말을 타고 가는데 상전은 종처럼 터벅터벅 걸어 가는 일도 있더라.

   사람은 제가 구덩이에 빠진다. 남의 돌담을 헐다가는 뱀에게 물린다. 돌을 캐는 사람은 돌에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며, 장작을 패는 사람은 장작에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도끼 날이 무디어졌으면 갈아야 일하기 쉬운 법이니 지혜롭게 일해야 성과가 오른다. 뱀을 홀리지 못하고 물린다면 땅군이라고 별 수가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입만 열면 남의 호감을 사지만, 어리석은 사람을 입술을 놀렸다 하면 제 신세를 망친다. 어리석은 사람을 어리석은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하여 결국 얼빠진 소리를 하다가 화를 입는다. 사람이 어리석으면 말이 많아진다. 사람은 한 치 앞을  모른다. 죽고 나면 무슨 일 있을지 알려 줄 사람이 없다. 사람이 어리석으면 제 동네도 못 찾아 가고 허둥대다 지쳐 쓰러진다.

    남의 말 잘 듣는 사람이 왕이 되어 신하들이 아침부터 잩치판을 벌이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하며, 뜻이 서 있는 사람이 왕이 되어, 고관대작들이 먹을 때를 알고 마셔도 취하지 않아 몸가짐을 바로 하게 되면 그 나라는 흥한다.

   게으른면 들보가 내려 앉고 손 놀리기 싫어하면 지붕이 샌다.

   "사람은 즐거우려고 잔치를 벌인다. 술이 있어야 살맛이 있다.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이렇게 말하는 임금 욕은 잠자리에서도 하지 말라. 부자 욕은 침실에서도 하지 말라.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11 돈이 있거든 눈 감고 사업데 투자해 두어라.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이윤이 되어 돌아 올 것이다. 세상에서는 어떤 불운이 닥쳐 올는지 모르니, 투자하더라도 대여섯 몫으로 나누어 하여라.

   비를 싣고 오는 구름은 비를 땅에 쏟아 놓지 않고는 지나가지 않는다. 나무는 남쪽으로 넘어지든 북쪽으로 넘어지든 다른 데로 옮겨 가지는 않는다. 바람이 부는가 불지 않는가를 살피다가는 씨를 뿌리지 못하고, 구름을 쳐다보다가는 거두지를 못한다, 뱃속에서 태아가 어떻게 숨을 쉬게 되는지 모르지 않는가? 그처럼 조물주 하느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아침부터 씨를 뿌리고 저녁때까지 손을 쉬지 말아라. 이것이 싹틀지 저것이 싹틀지, 혹은 모두가 싹틀지 누가 알겠는가?

 

 

젊은이들아

 

   햇빛은 고마운 것, 해를 쳐다보며 사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불행한 날이 많을 것을 명심하고 얼마를 살던지 하루하루를 즐겨라. 사람의 앞날은 헛될 뿐이다.

   그러니 젊은이들아, 청춘을 즐겨라. 네 청춘이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겨라. 가고 싶은 데 가고, 보고 싶은 데 보아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네가 하는 모든 일을 지판에 붙이시리라는 것만은 명심하여라. 젊음도 검은 머리도 물거품 같은 것, 네 마음에서 걱정을 떨쳐 버리고 네 몸에서 고통스러운 일을 흘려 버려라.

12 그러니 좋은 날이 다 지나고 "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구나!" 하는 탄식소리가 입엣 새어 나오기 전, 아직 젊었을 때에 너를 지으신 이를 기억하여라. 해와 달과 별이 빛을 잃기 전, 비가 온 다음에 다시 구름이 몰려 오기 전에 그를 기억하여라. 그 날이 오면 두 팔은 다리기 후들거리는 수문장같이 되고, 두 다리는 허리가 굽은 군인같이 되고, 이는 맷돌 가는 여인처럼 빠지고, 눈은 일손을머추고 청밖을 내다보는 여인들 같이 흐려지리라. 거리 쪽으로 난 문이 닫히듯 귀는 먹어 방아소리 멀어져 가고 새소리는 들리지 않고 모든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리라. 그래서 언덕으로 오르는 일이 두려워지고 길에 나서는 일조차 겁이 나리라. 머리는 파뿌리가 되고 양기가 떨어져 보약도 소용없이 되리라. 그러다가 영원한 집으로 돌아 가면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애곡하리라.

   은사슬이 끊어지면 금그릇이 떨어져 부서진다. 두레박 끈이 끊어지면 물동이가 깨진다. 그렇게 되면 티끌로 된 몸은 땅에서 왔으니 땅으로 돌아 가고 숨은 하느님께 받은 것이니 하느님께로 돌아 가리라.

   설교자는 말한다. "헛되고 또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설교자는?

 

설교자는 스스로 지혜를 깨친 사람일 뿐만 아니라 민중에게 인생의 길을 가르치고 또 가르치는 분이었다. 그분은 많은 금언들을 마음 속으로 저울질해 보고 그 뜻을 더듬어 보고 엮어 주었다. 설교자는 사람을 참으로 기쁘게 해 줄 말을 찾아 보았다. 그리고 참되게 사는 길을 가르쳐 주는 말을 찾으면 그것을 솔직하게 기록해 두었다.

   현자들의 말은 송곳 같은 것, 목자가 든든히 박은 말뚝 같은 것이라, 금언집은 만민이 목자이신 하느님께서 주신 것이다.

   아들아, 한 가지 더 일러 둘 말이 있. 챡을 쓰려면 한이 없는 것이니, 너무 책에 빠지면 몸에 해롭다.

   들을 만한  말을 다 들었을 테지만, 하느님 두려운 줄 알아 그의 분부를 지키라는 말 한 마디만 결론으로 하고 싶다. 이것이 인생의 모든 것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심지어 남몰래 한 일까지도 사람이 한 모든 일을 하느님께서는 심판에 붙이신다는 사실을 명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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