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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5장 1절- 8장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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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3-06 ㅣ No.336

    (신랑)

5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내 동산으로 찾아 왔소.

    몰약 같은 향기로운 나뭇가지도 꺾고

    꿀도 송이째 따 먹으려오.

 

    포도주만 마시랴, 젖도 마시리라.

    친구들아, 먹고 마시어라.

    흠뻑 사랑에 취하여라.

 

    (신부)

    나는 자리에 들었어도 정신은 말짱한데,

    사랑하는 이가 문을 드두리며 부르는 소리,

    "내 누이, 내 사랑,

    티없는 나의 비둘기여,

    문을 열어요.

    내 머리가 온통 이슬에 젖었고

    머리채도 밤이슬에 젖었다오."

 

    "나는 속옷까지 벗었는데,

    옷을 다시 업어야 할까요?

    발도 다  씻었는데,

    다시 흙을 묻혀야 할까요?"

    나의 임이 문틈으로 손을 밀어 넣으실 제

    나는 마음이 설레어

    벌떡 일어나

    몰약이 뚝뚝 듣는 손으로 문을 열어 드렸네.

    내 손가락에서 흐르는 몰약이 문고리에 묻었네.

    임에게 문을 열어 드렸으나

    임은 몸을 돌려 가 버리더이다.

    나는 그만 넋을 잃고

    가는 임을 뒤쫓다가 놓쳤다네.

    임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네.

    그러다가 성 안을 순찰하는 야경꾼들에게얻어맞고

    성루를 지키던 파수병에게 겉옷을 빼앗겼네.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나의 임을 만나거든

    제발 내가 사랑으로 병들었다고 전해 다오.

 

    (합창단)

    네 인의 남다른 점이 무엇이냐?

    더없이 아리따운 여인아,

    네 임이 어디가 남다르다고 그런 부탁을 하느냐?

 

    (신부)

    나의 임은 말쑥한 몸매에 혈색이 좋아

    만인 위에 뛰어난 사람이라오.

    머리는 금 중에서도 순금이요,

    머리채는 종려나무 잎새 같은데

    검기가 까마귀 같지요.

    눈은 흐르는 물가에 앉은 비둘기,

    우유로 목욕하고

    넘실거리는 물가에 앉은 모양이라오.

    두 볼은 향료를 내는 발삼꽃밭 같고

    나리꽃 같은 입술에선 몰약이 듣고요.

    두 팔은 감람석이 박힌 황금방망이,

    허리는 청옥 두른 상아 토막이라오.

    두 다리는 순금받침대 위에 선 대리석 기둥,

    그의 모습은 레바논 같아

    송백나무처럼 훤칠하다오.

    그 늠름하고 멋진 모습에 그만 반해 버렸지요.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나의 임은 이런 분이란다.

    나의 짝은 이런 분이란다.

 

    (합창단)

6 네 임은 어디로 갔느냐?

    더없이 아리따운 여인아,

    네 임이 간 곳을 알아야 함께 찾아 보지 않겠느냐?

 

    (신부)

    나의 임은 정녕 자기의 동산,

    발삼꽃밭으로 내려 갔을 거예요.

    그 동산에서 양을 치고

    나리꽃들을 따고 있을 거예요.

    임은 나의 것, 나는 임의 것,

    임은 나리꽃밭에서 양을 치시네.

 

    (신부)

    그대, 나의 짝은 디르사처럼 아름답고

    예루살렘처럼 귀엽구나,

    나에게서 눈을 돌려 다오.

    눈이 부시어 쳐다볼 수도 없구나.

    그대 머리채는 길르앗 비탈을 내리닫는

    염소떼,

    이는 털을 깎으려고 목욕시킨 암양떼 같아라.

    새끼 없는 놈 하나 없이

    모두 쌍동이를 거느렸구나.

    너울 뒤에 비치는 그대의 볼은

    쪼개 놓은 석류 같아라.

    왕비가 육시 명 있고

    후궁이 팔십 명 있으며

    궁녀가 수없이 있으니 그들이 다 무엇이랴.

    티없는 나의 비둘기는 오직 하나뿐.

    낳아 준 어머니에겐

    둘도 없는 외동딸.

    그를 본 아가씨들은 부러워하고

    왕비, 후궁들도 칭찬하여 마지않네.

    "이는 누구인가?

    샛별처럼 반짝이는 눈,

    보름달처럼 아름다운 얼굴,

    햇볕처럼 맑고 별떨기처럼 눈부시구나."

    나는 호도밭에 내려 가

    골짜기에 대추야자나무 움이 텄는지,

    포도나무 꽃이 피었는지,

    석류나무 꽃송이들이 망울졌는지 보려고 기웃거리다가

    나도 모르는 새에 마음이 움직여

    왕자답게 내 백성의 병거에 오라 탔다네.

 

    (합창단)

7 술람의 아가씨야,

    돌아 오라. 돌아 오라.

    네 모습 보고 싶구나.

    돌아 오라. 돌아 오라.

 

    (신랑)

    두 줄로 돌아 가는 무희들 가운데서 춤추는

    술람 아가씨를 보니 어떠하냐?

 

    (합창단)

    제치 높은 댁 규수라,

    신 신고 사뿐사뿐 옮기시는 발,

    여간 곱지 않군요.

    두 허벅지가 엇갈리는 곳은

    영락없이 공들여 만든 패물이요,

    배꼽은 향긋한 술이 찰랑이는

    동그란 술잔,

    허리는 나리꽃을 두른 밀단이요,

    젖가슴은 한 쌍 사슴과 같고

    한 쌍 노루와 같네요.

    목은 앙아 탑 같고,

    눈은 헤스본 밧라삠 성문께에 있는

    파아란 늪 같고요.

    코는 다마스커스 쪽을 살피는

    레바논 성루 같군요.

    머리는 가르멜 봉우리처럼 오똑하고

    머리체는 붉은 공단처럼 치렁치렁하여

    임금님도 그 아름다움에 홀려 버렸지요.

 

    (신랑)

    너무나 아리땁고 귀여운 그대,

    내 사랑, 내 즐거움이여,

    종려나무처럼 늘씬한 키에

    앞가슴은 종려 송이 같구나.

    나는 종려나무에 올라 가

    가지를 휘어잡으리라.

    종려 송이 같은 앞가슴 만지게 해 다오.

    능금 향내 같은 입김 맡게 해 다오.

    잇몸과 입술을 넘어 나오는

    포도주 같은 단 맛을 그대 입 속에서 맛보게 해 다오.

 

    (신부)

    이 몸은 임의 것,

    임께서 나는 그토록 그리시니,

    임이여, 어서 들로 나갑시다.

    이 밤을 시골에서 보냅시다.

    이른 아침 포도원에 나가

    포도나무 꽃이 피었는지

    석류나무 꽃이 망울졌는지 보고,

    거기에서 나의 사랑을 임에게 바치리다.

    자귀나무가 향기를 뿜는데,

    문 밖에는 온갖 열매가 있답니다.

    햇것도 해묵은 것도 임을 기다리며 마련해 두었답니다.

8 아, 임이여,

    우리가 한 어머니의 젖을 먹은 오누이라면,

    밖에서 만나 거리낌없이

    입을 맞추어 드리련만

    이 몸이 태어나던 어머니의 방으로

    임을 모시고 들어 가 안기련만,

    향긋한 술, 석류 즙을

    대접해 드리련만.

 

    왼팔을 베게 하시고

    오른팔로 이 몸 안아 주시네.

 

    (신랑)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이 사랑이 잦아 들기까지

    제발 방해하지 말아 다오.

    흔들어 깨우지 말아 다오.

 

    (합창단)

    사랑하는 임에게 몸을 기대고 올라 오는

    저 여인은 누구인가?

 

    (신랑)

    사과나무 아래,

    그대가 태어난 곳,

    그대를 낳느라고 그대의 어머니가 산고를 겪던 곳,

    바로 거기에서 잠든 그대를 만나 깨웠었지.

    가슴에 달고 있는 인장처럼

    팔ㄹ에 매고 다니는 인장처럼

    이 몸 달고 다녀 다오.

    사랑은 죽음처럼 강한 것,

    시샘은 저승처럼 극성스러운 것,

    어떤 불길이 그보다 거세리오?

    바닷물로도 끌 수 없고

    급이치는물살도 쓸어 갈 수 없는 것,

    있는 재산 다 준다고 사랑을 바치리오?

    그러다간 웃음만 사고 말겠지.

     

    (합창단)

    우리 작은 누이

    잦가슴도 없는데,

    누가 말을 걸어 오면 어떻게 할까?

    성벽이라면, 은망대를 세워 주고

    성문이라면 송백널빤지를 둘러 주련만.

     

    (신부)

    나는 성벽,

    내 가슴은 망대랍니다.

    그 날 임께서 보시기에

    나무랄 데 없을 거예요.

    바알하몬에는 솔로몬왕의 포도원이 있지요.

    그것을 도지로 주어

    사람마다 도조를 일천 세겔씩 바치게 한답니다.

    나에게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포도원이 있어요.

    솔로몬 임금님,

    소작인들에겐 이백 세셀을 주시고,

    당신께서는 일천 세겔을 거두어 들이셔요.

     

    (신랑)

    나의 동산에 있는 이여,

    나으 벗들이 듣는 그대의 목소리

    나에게도 들려 다오.

     

    (신부)

    임이여,

    노루처럼, 산양처럼

    향나무 우거진 이 산으로 어서 와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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