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성당 게시판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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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수 [shipjaga] 쪽지 캡슐

2000-07-31 ㅣ No.2141

어제 주일날 불광동 신부님의 강론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15000명인가요, 그 많은

 

고아들을 기르신 분,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 큰일 그 자신은 처음에는 꿈꾸지도

 

못했을 테지요. 신부님 왈 "한 평생 무슨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지금의

 

작은 일들에 충실하십시오. 결과는 당신께 맡기십시오." 언제나 내 삶의 큰 일만을

 

꿈꾸려고만 하는, 그래서 자주 답답해하는 저에게는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제게

 

말합니다. 지금하고 있는 일에,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하십시오. 그리고 그 나머지는

 

당신께 맡기십시오. 그리고 작은 일들에 기뻐하고 감사하십시오.

 

 

저희들은 가끔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타인을 억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그것이

 

타인을 위해 최선인 것인마냥, 강요하지는 않나요. 그래서 타인이 자신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본인이 떨어져 나가거나 아니면 타인이 상처를 받고 떨어져 나가거나. 성당 밖 일상

 

생활에서는 그런 것들이 아픔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성당 안에서 유독 아프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마음의 민감한 속살을 드러내고 만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성당안에서는 성당 밖에서처럼 말을 함부로(?)해서는 안될 것 같아요. 성당안에서 성당

 

밖(일상생활)과 좀 다르게 생활한다고 그것이 위선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성당안에서

 

시작해서 차츰 성당밖에까지 변화되어 나가야지요. 성당은 우리에게 학교가 아닌가요.

 

오늘 날씨가 맑고 하늘이 너무 푸르러서 자주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구름이 점점이 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머지 공간은 그냥 푸르렀습니다. 저희도 마음이라는 하늘에

 

자기라는 구름을 그렇게 점점이 뿌려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푸르른 바탕에 타인을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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