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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julli76] 쪽지 캡슐

2001-01-02 ㅣ No.2332

거미의 사랑이야기..

 

 

거미가 살았답니다..

누가 봐도 너무 징그럽고 못난 거미..

거미는 외로웠습니다..

 

그런 거미에게 하루는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거미줄에 살짝 내려 앉은 물방울이었습니다..

맑고 영롱한 순백한 물방울..

그 손님은 거미가 좋아보였습니다..

 

거미가 다가가서 말을 꺼냅니다..

``넌 누구니?``하고

``난 물방울 이라고 한단다``라고 손님은 대답했습니다..

 

거미가 다시 묻습니다..

``넌 어디서 왔니?``

``난 말로는 설명 할 수 없는 그런 곳에서 왔단다..``

``그런말이 어디있어..``하고 거미가 고개를 갸우둥하며 다시 묻습니다..

``자칫 설명하려들면 거짓말이 될 수도 있는 그런 곳에서 왔단다..``라고

물방울은 다시 말했습니다..

거미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거미는 너무 외로운 탓에 물방울에게 말합니다..

``저기.. 물방울아 부탁이 있어..``

``뭔데? 말해봐.. 거미야..``

``물방울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친구? 그래! 친구가 될 수 있어..

대신 한가지 약속을 해야해..``

``뭔데? 말해봐 너만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면..``

거미는 너무 좋아 대답했습니다..

 

``거미야..

 

절대로 날 안아버리거나..

날 만지면 안돼..

 

알겠지?``

 

``좋아! 알겠어 ``

 

거미와 물방울은 그렇게 친구가 되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거미는 물방울이 만져보고 싶었습니다..

사랑이 느껴지고..

물방울은 거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죠..

 

끝내 거미는 물방울에게 물었습니다..

``물방울아.. 저기.. 나..

널 한번 만져보면 안돼?..``

 

물방울은 놀라 손을 저으며..

``내가 너에 부탁을 들어 주었듯..

너도 내 약속을 지켜줘..``

 

거미는 물방울이 단호하게 말하자..

뒤돌아서 버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거미는 물방울을 더욱 만져보고 싶었습니다..

 

거미는 다시 말했습니다..

``한번만..

한번만.. 물방울 널 만져 보고싶어..``

물방울은 말 없이 애처로운 거미를 바라보았습니다..

 

 

한참뒤..

 

물방울이 말합니다..

 

``거미야... 넌 날 사랑하니?..``

``그걸 말이라고 하니!``

 

거미가 어이 없다는 듯으로 말하자 물방울이 말합니다..

``거미야 날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나와 한 약속을 지켜줘..``

 

``.........``

 

거미는 고개를 푹.. 숙인채 뒤돌아서 버렸습니다..

 

물방울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에 마음을 몰라주는 물방울이 야속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며칠을 말없이 보냈습니다..

 

그런 날이 많이 지났고

어느 날 물방울이 거미에게 다가가..

말을 꺼냅니다..

 

``거미야 날 정말 사랑하니?``

``그럼 사랑하고 말고..``

 

``거미야 만약에 말야..

 

내가 너에 곁을 떠난다면..잘 지낼 수 있겠니?..``

``갑자기 그런 말을 왜 하니.. 니가 날 떠난다면..

난 웃는 법을 잊어버릴지도 몰라..평생을 널 그리워하며 살꺼야..``

 

``거미야, 난 널 떠나가도 마음만은 너의곁에 있을 꺼야..

난 정말 널 사랑한단다..

 

 

그러니 너도

 

 

    잊지말아줘..``

 

 

``그럼! 내가 널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좋아! 그럼 날 만져..``

물방울은 말없이 눈을 감고 몸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거미는 너무 기뻐 웃음을 띄우고 물방울을 꼭 껴안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일입니까..

 

한순간에 그녀를 느낄 시간도 없이 물방울은 거미줄에서 떨어져 버렸습니다..

물방울에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거미는 후회했습니다..                         

       그녀의 약속을 지켜주지 못한걸..                  

 

지키면서 새롭게..

맑고 향기롭게..

사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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