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2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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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0-08-26 ㅣ No.374

                 연중 제21주일(나해. 2000. 8. 27)

                                          제1독서 : 여호 24, 1∼2a. 15∼17. 18b

                                          제2독서 : 에페 5, 21 ∼ 32

                                          복   음 : 요한 6, 60 ∼ 69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처서가 지

나면서 비도 내리고 날씨도 시원해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고 계십니까?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오늘날 가장 무서운 절망은 삶의 가치를 잃

어버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화와 물질문명이 발달해서 의식주는 더 풍

족해졌지만 사람들은 삶의 가치를 잃어 버려 육체적 쾌락과 술과 마약에 빠

져 방황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탈리아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영화 보

셨습니까?  이 영화는 이탈리아에서 극악한 파시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0

년대말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보면 웃음이 나

오면서도 어딘지 가슴아프고, 아들에게 어렵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살아가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주인공 귀도는 운명처

럼 초등학교 교사인 도라를 만났습니다.  약혼자가 있는 도라를 사랑하는 것

이 운명이라 생각한 귀도는 그녀와 함께 마을을 도망칩니다.  귀도의 순수하

고 맑은 인생관과 꾸밈없는 유머에 이끌렸던 도라는 그와 결혼하여 아들 조

슈아를 얻습니다.  평화롭기 그지없던 이들 가족에게 독일의 유태인 말살 정

책에 따라 귀도와 조슈아는 강제로 수용소에 끌려가는 불행이 닥쳐옵니다.  

유태인이 아니었던 도라는 남편과 아들을 따라 자원하여 강제 수용소로 갑

니다.  귀도는 수용소에 도착한 순간부터 조슈아에게 자신들이 처한 현실이

실은 하나의 신나는 놀이이자 게임이라고 속입니다.  귀도는 자신들이 특별

히 선발된 사람이라며 1,000점을 제일 먼저 따는 사람이 1등상으로 진짜

탱크를 받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 탱크를 좋아했던 조슈

아는 귀가 솔깃하여 귀도의 이야기를 사실로 믿습니다.  두 사람은 아슬아슬

한 위기를 셀 수도 없이 넘기며 끝까지 살아남습니다.  마침내 독일이 패망

합니다.  그러나 혼란의 와중에서 탈출을 시도하던 귀도는 독일군에게 발각

되어 사살 당합니다.  1,000점을 채우기 위해서는 마지막 숨바꼭질 게임에

서 독일군에게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고 믿는 조슈아는 하루를 꼬박 나무 궤

짝에 숨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정적만이 가득한

포로 수용소의 광장에 조슈아가 혼자 서 있습니다.  누가 1등상을 받게 될

지 궁금하여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조슈아 앞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탱크

가 다가옵니다.  그 탱크를 타고 조슈아는 엄마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는 어디서 삶의 가치를 느끼고 발견하며 지내고 있습니까?  우리에

게 있어서 삶의 가치는 살아가고 있는 생명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행하신 이후에 이 기

적을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떠나간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은 자신들의 허기를 채워 주신 예수님을

왕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이것은 그 사람들이 예수님의 기적의 뜻을 깨달아

서가 아니라 그저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아시고 예수님께서

는 그들의 의도를 단호히 거부하십니다.  이는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이 단순

히 현실의 이해 타산 때문이라면 따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생명을 주시는 말씀이기에 이 말씀을 믿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믿는 순수한 믿음이 없이는 당신을 따를 수 없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예수

님께서는 모두가 떠난 후에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가겠느냐?"하고 물

으십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나서서 "주님,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

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하고 믿음의

대답을 합니다.  주님께서 바로 우리 삶의 궁극적 목표이며 삶의 가치라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구

원을 이루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의식주의 풍요로움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며,

진정한 목표는 생명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생명이 있을 때 풍요로

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주인공 귀도는 자신의

목숨보다 아들의 삶에 희망을 주었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이겨내며 살아

갈 수 있는 생명의 희망을 주었습니다.

  우리 삶의 가치는 바로 생명, 살아가는 것입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믿듯

이 우리가 주님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우리에게 언제나 선택해야 합니다.  

제1독서에서 이스라엘 백성처럼 주님을 믿고 따를 지 아니면 다른 그 무엇

조상신이나 지방 신이나 다른 점쟁이들의 신을 따라야 하는지 말입니다.

  이번 한 주간 우리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를 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올바르

게 선택하여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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