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깜.복.기 3/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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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3-03-16 ㅣ No.2719

나해 사순 제 2주일

 

복음 : 마르 9,2-10  

 

                           저 푸른 초원 위에....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휴가를 끝내고 사제관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휴가를 마치고 군대로 복귀하는 군인 아저씨들의 마음과 같다면 이해가 될까나???) 어두운 사제관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그 느낌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책 속에 파 묻혀 독서 삼매경에 빠져 여기서 이렇게 지냈으면 좋겠다하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이 오늘 제자 베드로가 보여준 모습과 닮은꼴이라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눈부시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목격한 베드로는 예수님과 함께 가능한 한 오랫동안 편히 지낼 궁리만 했을 뿐, 그분이 고난을 당하시고 죽으시고,

또 부활하셔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천상적이고 영원한 초막을 생각하고 계심을 모르고 현세적이고 인간적인 초막을 떠올렸던 것이지요.

 

지나치게 현실에 안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요즘의 제 생활을 반성해 보게 됩니다.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이 사순 시기가 천상적이고 영원한 초막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 구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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