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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3040]별별허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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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보나 [sanghoo] 쪽지 캡슐

2002-02-23 ㅣ No.3059

 

 

별별 허송가    

 

 

어화우리 마누라여 별별가를 들어보소

 

우리둘이 만난지가 몇몇해나 되었던가

 

그럭저럭 어느듯이 사십여년 되었도다

 

우리처음 만날때가 어느땐지 생각하나

 

열여섯살 열일곱살 신랑신부 만날적에

 

춘풍시절 좋은때에 이화도화 만발하고

 

행화방초 흩날릴때 가지가지 봄빛이라

 

각색새는 우지지고 쌍비쌍쌍 넘놀면서

 

봄흥미를 자아내고 봄경계를 자랑할제

 

쌍교옥교 높이타고 각시문전 다다르니

 

구름채일 높이치고 대병소병 둘러있고

 

삼종석의 화문놓고 글자글자 새겼는데

 

한편에는 이성지합 한편에는 만복기원

 

제상바쳐 술상놓고 청실홍실 늘여놓고

 

부용향과 만수향을 전후좌우 실어놓고

 

신랑신부 교배할제 치레단장 제격이라

 

신랑치레 볼작시면 수수함도 제격이라

 

옥색도포 자색복건 사모풍대 제격이요

 

쌍학놓은 청사관대 금각대가 제격이요

 

벌통행전 맨발버선 수해자가 제격이요

 

숫장같이 검은낯작 얽은것이 제격일네

 

신부차례 볼작시면 찬란함도 제격일세

 

은죽절과 금봉채에 큰낭자가 제격이요

 

칠보산호 족두리에 대소댕기 제격이요

 

비단원삼 도거리에 홍전대가 제격이요

 

백옥같은 고은얼굴 연지곤지 제격이요

 

둘이서서 사배후에 마주앉아 술행할제

 

앵두같은 한입들이 쌍쌍으로 왕내하며

 

일배일배 부일배의 초례행례 마친후에

 

삼일후에 시집와서 부모봉양 하옵다가

 

고산등지 이사하여 또한공경 잘하더니

 

불행하다 불행하다 밧부모를 여인후에

 

소위장부 이내몸이 수신제가 한다하고

 

글도읽고 일도하며 살림살이 돌보드니

 

미친병이 생겨나서 지랄병이 되었구나

 

참다참다 못참아서 주색잡기 방탕하여

 

밤낮으로 엄벙충정 주사청루 찾아가서

 

노름잡기 방탕하여 밤낮으로 엄벙충정

 

반이넘어 늙었으니 다시젊든 못하리라

 

세월네월 가지마라 장안호걸 다늙는다

 

이런따위 수작으로 밤낮엄벙 지내다가

 

무슨마음 변덕인지 난리피난 한다하고

 

수천여금 받을문서 모두찾어 불사르고

 

죽장망혜 단포자로 만첩산중 들어갈제

 

여필종부 아니갈까 이내뒤를 따라가서

 

망태메고 괭이들고 파전파고 나물캘제

 

회침꺽고 두룹따고 청옥자옥 고사리며

 

별내초와 곱달이며 장애취와 도라지며

 

송이석리 능열버섯 으름다래 고욤이며

 

가재잡아 손에들고 집이라고 내려오니

 

일간초옥 적막한데 병신자식 하나로세

 

이자식이 반가라고 엄마엄마 우지지니

 

눈물씻고 산과주며 아가아가 우지마라

 

그럭저럭 지나가니 그고생이 오죽할까

 

이고생이 뉘탓인가 이내장부 탓이로세

 

착하도다 순명지덕 항변원망 없었지요

 

고생살이 막심한데 눈온후에 서리오네

 

난리피난 한다더니 독난리를 만났구나

 

난리로다 난리로다 유월염천 더운때에

 

온집안이 염병들어 그병구완 하노라니

 

여간세간 부지할까 의복등물 농짝이며

 

옹기사발 부당감이 모두팔아 없앤후에

 

할일없고 할수없어 나갈밖에 수가없네

 

남부여대 길을떠나 얼턱덜턱 굽은길에

 

비도맞고 이슬채여 겨우겨우 나아갈제

 

그모양을 볼작시면 도깨비중 상이로세

 

우환중에 바라보니 산은높고 골은깊어

 

층암절벽 삼천척의 폭포성은 좋다만은

 

반남아도 쓸데없고 세월네월 쓸데없다

 

원수로다 원수로다 구복이야 원수로다

 

어느동네 들어갔다 시집가라 능욕보고

 

여산등지 나아가서 고생으로 지내다가

 

은진등지 건너가서 협방얻어 부치어서

 

수간초막 장만하고 농사짓고 길삼하여

 

편친부모 봉양하며 자식낳고 잘살드니

 

보속일세 보속일세 자식모두 죽은후에

 

주야장탄 생각이요 자나깨나 미쳤드니

 

감사하네 감사하네 주성모님 홍은으로

 

미친마음 회두하여 성교문을 찾어가서

 

성교요리 배운후에 한날영세 한날견진

 

미친마음 어디가고 좋은생각 나는구나

 

어찌아니 감사할까 감사하고 감사터니

 

주모성총 길을열어 화산성당 내려와서

 

바위밑에 수간초막 내집이라 의지하고

 

우리내외 늙은부모 형제까지 한데모아

 

사랑하고 화목하여 수신제가 화목이요

 

대소집안 노소남여 삼십여명 귀화하고

 

수천여금 묵은빚을 모두갚고 걱정없이

 

높고높은 천주당에 밤낮으로 조배할제

 

우왕좌왕 하던발로 성당출입 좋을씨고

 

나물캐던 그손으로 성호그려 좋을씨고

 

조밥먹던 그입으로 만나먹어 좋을씨고

 

속서보던 그눈으로 성서보아 좋을씨고

 

횡설수설 듣던귀로 복음들어 좋을씨고

 

좋을씨고 좋을씨고 어찌아니 좋을손가

 

재물없다 원망말고 자식없다 설워마오

 

재물많고 자식많고 부귀일락 지옥이오

 

재물없고 자식없고 빈궁고난 천당이오

 

세상에서 만나먹다 천당에가 영복먹세

 

가사이다 가사이다 천당으로 가사이다

 

천당으로 가는날에 동무하여 함께가세

 

얼씨구나 절씨구나 좋을씨구 좋을씨구

 

가사이다 가사이다 천당본향 가사이다

 

알넬루야 찬미예수 알넬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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