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일 포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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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규 [endlesslove] 쪽지 캡슐

1999-09-02 ㅣ No.382

시인이 된 우편배달부

 

일 포스티노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시를 쓰게 되고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당신에게도 정말로 순수하게

때가 묻지 않은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동경하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으로 인해 시가 찾아 왔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기억 하는가?

 

벅차오르는 감정을 자신의 말로 표현할 길이

 없어깊은 밤 하얗게 시집을 뒤적거리던

 순간들을눈을 뜨는 순간,

이 아름다운 세상에

한 귀절 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느꼈던

 여름날 아침을?

그 기억이 너무나 희미 해졌다고

우울해하지는 말자

인생이란 원래 그런 것이니까

 

세월과 세상에 밀려시를 잊고,

 사랑에 무뎌지는 것이 인생이니....

 

그러나...

 

사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절망하면서도

여전히 사랑을 믿어야 사는

바보같은 당신을 위해...

 

지중해 빛 투명한 영화 한편이 찾아온다.

우편배달부의 가방에 실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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