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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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백 [c109] 쪽지 캡슐

2000-10-12 ㅣ No.3960

어느날.. 수업 마치고 버스타고 집으로 오는길이었다.

맨뒷자리에 앉아있었던 난.. 밖을 바라보구 있었다.

어떤 할머니가 버스를 타려고 했다. 내가 그할머니를 주목하게 된 이유는...

머리는 풀어헤친체.. 히죽히죽 웃고있는 어떤 할머니..

내가 보기에두 약간 머리가 어떻게 되버린...

흔히말해서..미친사람이라는걸 알수있었다.

할머니가 버스요금 내는곳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던것이다.

버스기사는 요금을 내라고 했지만..

할머니는 돈이 없었는지..그냥 히죽히죽 웃기만한체..

그냥 타려했다. 버스기사는 매정하게 할머니를 버스에서 끌어내렸고...

나와 버스안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 그걸 쳐다만보구 있었다.

난 다른곳에서 봐왔던데루 대신 그버스요금을 내고싶었지만..  용기가 나질않았다.

이런것이 인간에 약한모습이 아닐까?

어느누구도 그것에대해서 불만을 갖고 선뜻 나서는 사람이 한명두 없었다.

그 버스는 할머니를 남겨둔체.. 다음정거장을 향했다.

옆에있는 친구가 말했다.

"아까 그 할머니..매일 저기서 저런다...

기사아저씨두.. 돈이 없어서 태워주지않는게 아니라..

맨처음에는 돈이 없는것 같아서 그냥 공짜루 태워줬는데..

태워주면 계속 타고 있구.. 내리질 않는거야..

그래서..이젠 아저씨두 태워주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면서 자기두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음날..

역시 그할머니..어제 그곳에서 버스를 타려하다가..

매정한 기사아저씨때문에 다시 내렸다.

웬만하면...할머니 하시고 싶은데루 태워줬으면..하고 내심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난 하루종일 그생각에 다른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다음날..

아주 재미있는일이 생겼다.

여기서 그할머니의 재치를 알수있었다...^^

기사아저씨가 태워주지 않는걸 예측하고 있는할머니....

뒷문에서 사람이 내린후.

닫히기전 뒷문으로 잽싸게 탔던것이다..^^ 그걸보구 난 한참 미소를 지었다..

또한 이런생각두 했다. 잘못하다 뒷문이 닫쳐서 문에 꼈으면 어쩌나하고..

하지만 다행히 재치있게 올라타셨다.

기사아저씨는 알고계신지 모르고 계신지..

하여튼 할머니는 운전수의 시야에 보이지않은 맨뒷자리로 갔다.

하지만 선뜻..

옷도 더럽고 머리도 풀어헤쳐진 그할머니에게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뒤에는 모두 나와 같은학교를 다니고있는 학생들이 앉아있었지만..

자리양보를 하지않았다.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실망하는 순간이다..

다리가 아프셔서 계속 앉았다 일어섰다 하셨지만..

여전히.. 자리양보를 하지않았다.

그러나..할머니는 뭐가 그리줄거우신지..계속 웃고만 계신다..

난 내릴곳이 지났는데구 계속 할머니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버스를 타고 계속갔다.

그리고.. 종점..

사람들 모두 버스에서 내렸다. 하지만 할머니는 계속 의자에 앉아계시면서

내릴 기색을 보이지 않으셨다.

난 어쩔수 없이 내렸지만.. 할머니는 계속 타고계셨다.

기사아저씨 : 할머니.. 또 타셨어요.. 매일 이러시면 어쩝니까?

그러나 대꾸 한마디 없이.. 계속 히죽히죽 웃고 계시는 할머니..

난 그눈을 계속 바라봤다.

다른 행복한 얼굴을 하고있는 사람과는 정말 별다를봐 없었지만..

사람들은 피하려만했다.

기사아저씨 : 아까..타셨던곳에 내려드릴테니깐..계속 타고계세요..

그말을 듣고 아쉬움을 뒤로한체..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렸다..

다음날.. 여전히 똑같은 곳에서..버스를 타려는 할머니..

그리고 그것을 말리는 기사아저씨의 전쟁아닌 전쟁이 연이었다.

또 버스를 타지못한 할머니..

뭔가 아쉬운듯 멀어져 가는 버스를 바라보구있었다..

그때였다..

맨뒤에 서 있었던 난..

방금탄 아주머니 두분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아주머니1 : 저 노친내.. 왜 맨날 저런데요..?

아주머니2 : 경민이 엄마 몰랐어? <-- 1번 아주머니 아들이름이 경민인가 보다..

아주머니1 : 뭘?

아주머니2 : 저 할머니 아들이.. 이 7번버스 기사였잖아.. <-- 제가 탄버스(7번)

근데 몇년전에 밤늦게 버스 운전하고가다가..

사고 나서 죽었잖아.. 그후로 저할머니 자기아들이 몰았던..

7번버스만 보면 매일 저런다네..

난 그말을 듣고 눈가에 눈시울이 불거워질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맨날 버스를 타면 그렇게 좋아하셨구나...’

그런 사연을 모르고 사람들은 한명의 힘없는 노인에 대한 무관심적인 행동과

예의없는 행동이 나로 하여금 그사람들을 싫어하게 만든다.

다음날... 오늘은 그할머니께서 보이시질 않는다.

참 이상하고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다.

근데 자세히보니..

할머니께서는 이미.. 또 재치있게 뒷문을 이용해서..타고계신 직후였다.

난 마음이 놓였다. ^^ 그리고 웃고계신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볼때..

저것이 정말 행복한 모습이구나..하고 느꼈다.

죽은 아들을 잊지못해서 아들이 운전했던 7번버스만 보면 저런다는 할머니.

부모의 안타까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세상에 그 누구일까....

분명 그할머니는 그아무것도 아닌 버스안에서

마음속론 아들과의 좋은 추억을 생각하면서 웃을실 것이다..

세상사람들이 길거리에 불쌍한사람들을 보면 제일 먼저 우선피하고 생각한다.

정작 자신은 다른곳에선

’난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줄거야.. ’

’난 불우이웃돕기 성금냈어’ 라고.. 말을하지만

정작 그불쌍한 사람들은 그런걸 원치않는다.

우리가 그사람들에게 더욱 다가가서 따뜻하게 대해주고..

관심있게 지켜봐줄수있는게..

진정으로 도와주는게 아닐까... 난 이렇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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