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나는 육식동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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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sookyung] 쪽지 캡슐

2001-02-13 ㅣ No.1645

(삽화 : 중앙일보 2000. 11. 2)

 

아래의 글은 환경운동연합 그린메일에 있는 글입니다.

함께 생각해 봐야할 내용인것 같아서......

 

 예로부터 소는 영물로 불리면서 농가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기 무섭게 소 풀 먹이기 위해서 소 몰고 뒷산 가던 그 아이가 이제는 고깃집에서 소주한잔 걸치면서 소고기를 구어 먹는 나이가 되었을 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여전히 소는 순하디 순한 눈망울을 껌뻑거리며 우리 곁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그 순한 눈망울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마약에 찌들어 반쯤 풀린 눈으로 어쩌면 화가 잔뜩 난 눈으로 우리를 향해서 달려들지 모르겠습니다.

 

 

수 백 만년을 초식동물로 살아온 소에게 병에 걸려 죽은 양고기까지 갈아서 먹여 결국 양에서만 걸리던 병이 소에도 옮아 ’소해면상뇌증(BSE, 일명 광우병)’이라는 병이 발생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유럽에서는 이 병이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말했고, 시민들은 기분이 찜찜하면서도 원래 육류를 즐기던 습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먹었습니다.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만 발생한 것으로 여겨지던 광우병이 영국과 프랑스를 거쳐 이제는 유럽 전 지역으로 퍼졌습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만 82명의 사람이 광우병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한 번의 비행기 참사보다 적은 수지만, 유럽 사람들은 어느 순간 수백, 수천 혹은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일순간에 뇌에 구멍이 뚫린 채로 죽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99년 당시 18세의 프랑스 소년 아르노 에볼리는 갑자기 걷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상태에 빠졌습니다. 치매인 줄로만 알았지만, 병원에서 수 차례 검사를 받은 끝에 인간 광우병인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vCJD)’, 이른바 뇌가 스펀지처럼 황폐해 지는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의사들은 치료할 방법도, 약도 없으며 아르노의 수명은 이제 18개월 남았다고 가족들에게 전했습니다. 지금 그는 온몸이 마비돼 튜브를 통해 영양물을 공급받고 가끔 의식을 회복하는 수준입니다. 혼수상태도 아닌데 계속 잠만 자고 있습니다. 아르노의 가족은 1주일에 한번 정도 슈퍼마켓에서 쇠고기를 사 먹었지만 썩은 고기나 내장류를 먹은 적은 없습니다. 아르노는 또 1주일에 두번 정도 햄버거를 즐겼을 뿐입니다. 아르노의 가족들은 지난 17일 광우병 확산을 방조한 프랑스와 영국, 유럽연합(EU)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화일보 2000.11.29)

 

여러 외신을 통해서 광우병에 대해서 접한 국내 소비자들은 한국정부의 절대 한국에서는 광우병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발표만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광우병의 감염경로가 아직도 명확하게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에서 소육골을 수입해 오고 있었고, 유럽에서는 광우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오래 전부터 금지해온 음식물찌꺼기를 먹이고 있었습니다.

 

아예 고기를 먹지 않으면? 직접적으로 광우병에 걸린 육류를 섭취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소의 뇌나 태반을 원료로 만든 화장품이나 혈액제품, 의약품 등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오염될 수 있습니다.

 

지난 6년간 광우병을 피해보겠다며 동분서주 준비하던 유럽에 또 다시 광우병의 열풍이 불어닥쳤습니다. 하지만,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있던 한국 정부는 광우병에 대한 변변한 정보 하나 없이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습니다.

 

이제 알려야 할 일은 속시원하게 밝히고,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을 때입니다. 정부는 광우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당장 구멍이 숭숭 뚫린 광우병 통제망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앞으로 만의 하나 있을 수 있는 위험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예방할 것인지 분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번 광우병 파동은 정확한 원인도 그 파장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막을 수 없었던 천재(天災)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광우병을 유발할 수 있는 모든 사료와 식품, 화장품과 의약품을 통제해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여가면서까지 육식을 즐기는 식탁 문화를 바꿔야 합니다. 생태계 질서에 부합하는 유기농축산업을 확산하는 것도 근본적인 대책입니다. 우리가 과다하게 먹고 남긴 음식물찌꺼기가 소나 사슴 같은 반추동물의 사료로 사용되면서 결국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게 된 것은 우리 소비자들의 잘못도 크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무사안일에 늑장 대응하는 정부에게는 따끔한 일침을, 생태계 질서를 어지럽히는 식생활을 키워온 우리 스스로에게는 자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 정부가 해야할 일

 

 광우병에 대한 모든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하라.

 음식물사료를 먹은 소고기 유통실태를 철저히 밝혀라.

 인간 광우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모든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라.

 수입식품의 검역체계를 시급히 재정비하라.

 단일 품종만을 키우는 축산정책을 수정하여 생물종다양성을 지켜라.

 유기농축산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하라.

 

 

 

※ 시민이 해야할 일

 

 아이들에게 패스트푸드를 먹이지 맙시다.

 안전한 유기 농산물을 애용합시다

 과도한 육류 소비를 줄입시다.

 검역당국과 농림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시민의 목소리를 전합시다.

 

 

※ 시민의 목소리를 전합시다

 - 소해면상뇌증 실무대책반 위원장 김동근 (농림부 차관) 02-500-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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