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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3-03-27 ㅣ No.270

 

사랑이라는 말보다

친구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안 보면 소년처럼 해맑은 웃음소리가 그리워지고

듣고 싶어질 것 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같이 있으면 무슨 말을 해도 부담이 없으며

같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편안함을 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문득 외로움을 느낄 때 언제나 전화를 해서

외로움을 공유할 수 있는 삶의 동반자 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흐린 하늘처럼 서러운 가슴을 안고

술 한잔하고 싶은 날 부담 없이 전화를 해도

먼저 달려 나와 맞아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삶이라는 굴레에서 꿋꿋이 제 길을 가면서도

나를 위한 시간을 비워두는 친구가 있습니다.

 

 

하늘 청청 맑은 날에 사람이 그리워 질 때

가장 먼저 떠올라 전화를 하고

커피 한잔 하자고 하고 싶은 친구가 있습니다.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한적한 시골길을 같이 걸으며

아픈 질곡의 추억을 말해도 될 것 같은 친구가 있습니다.

 

세상이 온통 흰 눈에 쌓일 때 작은 미소를 지으며

그 눈 위에 나를 위한 은빛 수채화를 그려 놓는 친구가 있습니다.

 

 

오랜 시간 보지 않았어도 매일 만나 가슴을 내보인 것처럼

나보다 더 나를 알아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람처럼 휩쓸리는 나의 마음을 항상 그 자리에서

아무런 말없이 기다려주는 나무같이 묵묵한 친구가 있습니다.

 

내가 옳지 않더라도 책망보다는 내 편이 되어주고

후에 옳지 않았음을 깨닫게 해 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힘든 마음을 불현 듯 만나서 술 한잔을 하며

쉬이 털어 놓고 하소연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삶의 길에서 방황하고 있을 때

몇 마디의 말로 나를 감동시키며

길잡이가 되어 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어려운 세상살이 삶의 동반자처럼

언제나 나의 가슴에 큰 나무가 되어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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