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샘터

아기와 선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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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skpaul] 쪽지 캡슐

2004-06-02 ㅣ No.564

           

         

        "난 누군가를 사랑한 건 네가 처음이야.

         그래서 너를 너무 사랑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어.

         어떻게 하면 너는 행복할까?"

         아이가 선인장에게 물었어요.

         

         

        "난 그냥.

         누군가에게 안겨 보고 싶어."

         선인장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어요.

         

        "정말? 정말 그래? 그러면 너는 행복해지니?"

         아이는 성큼성큼 다가가서.

         선인장을 안아버렸어요.'-'

         

        .......................................

         

        [선인장은 생각합니다.]

         

        누가 이 아이 좀 데려 가세요.

         

        내 가시가 온통 아이를 찔러요.

        내가 떠밀수록 아이 몸엔 가시만 박혀요.

        아이 옷이 온통 피로 물들어요.

         

        행복한 만큼 그보다 더 아파요.

         

        누가 이 아이 좀 데려 가세요.

        데려가서 가시들을 뽑아내고

        어서 빨리 치료해 주세요.

         

        이러다가 내가 이 아이를

        죽이고 말것 같아요.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 주세요...

        ----------------------------------

        [아이는 생각합니다.]

         

        여전히 선인장은

        날보고 웃지 않아요.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난 정말 모르겠어요.

        내겐..사랑이 자꾸 아파요.

        그래서 더 꼬옥 안아 주는데.

        선인장은

        여전히 웃질 않아요..

        웃질 않아요..

        웃질 않아요..

        ................................................

         

        아이는 더욱 꼬옥.

        선인장을 안고 있답니다.

         

        선인장이..

        웃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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