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성당 게시판

슬픈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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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규 [danial] 쪽지 캡슐

2000-06-01 ㅣ No.1049

제    목 :아...광주여...그대, 노여워 할 미련이나..

게 시 자 :ikaros(김양욱)         게시번호 :116157

게 시 일 :00/05/31 23:23:36      수 정 일 :00/05/31 23:40:09

크    기 :2.5K                   조회횟수 :18           추천횟수 :2

 

남아 있는가?

 

뭍하게 많은 이들의 양아치들의 개죽음이란 왜곡된 손가락 질을 딛고서...

 

비로서 피어린 조국의 아픈 한 때(조국의 장구한 역사앞에 실로 짧은 시간이지만

 

하루하루를 근근히 연명하는 민초들에겐 기억에서 조차 끊을 수 없는 기나 긴

 

시간이었음을...)를 내딛고 진실의 시간을 은은히 알려온 빛고을 광주여...

 

그대 알고 있는지, 아니 기억하고 있는지....

 

그때, 서울에서 부산에서 그대를 생각하며, 살인마 전두환, 민족반역자 노태우를

 

처단할 것을 목이터져라 왜쳐대던 그대들의 동지가 있었음을....

 

그땐 조국을 걱정하고 겨레를 염원하던 "우리"가 있지 않았나...

 

몇년전 공지영이란 작가가 "고등어"란 소설속에서

 

80년대에 빚을 진, 그러나 그 80년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작가의 변에서), 30대를 그린걸 보았지.

 

그래, 우리는 지금 소위 386이고,

 

그대에게, 아니 민족앞에,

 

무언지 알 수 없는 커다란 빚을 지고 있지...

 

그러나 그 빚은 실은 이미 나에겐 무감각해져버린 나의 절망의 과거이고,

 

더구나 475세대 이전의 세대에겐 이미 자신들을 경제적으로 발목잡던

 

이야기들 쯤으로 치부되어지던 아픔에 다름 아니었겠지....

 

학교를 졸업하고서...

 

그렇게 달려온 세월속에서

 

문득 올려다본 파아란 하늘속에 이미 세상과 타협해 버린 비겁의 댓가로

 

자신의 소행복을 연명해 가는 비참한 내 모습이 떠올려지더군...

 

그래서 폭음을 하고, 가라오케(단란주점이란 미화된 표현은 삼가자..)도

 

가서 적지않은 팁으로 여자도 사고 목이터져라 노래도 불러보았지...

 

그렇지만 씻겨지지않는 공허함은 어떤 방법으로도 메워 질 수 없더군..

 

그건 누구도 빚이라 인정하지 않지만, 자신에겐 스스로 인생의 무게만큼

 

빚이 되어버린 나의 역사가 내 가슴에 남아 있기 때문이지...

.

.

.

미관말직에 있는 일개 경찰 공무원들도 앞에선 후려치면서 뒤론 상납을 받는

 

그런 세태속에서, 올바른 지도자들을 만들어내지 못한 우리의 책임은 과연

 

과거에 대한 잊어버리고 싶은 빚인것인가....

 

그대의 그 숭고한 정신이 가라오케의 술판속에 전야를 보낸 그날의 영웅들에게서

 

일그러질 줄이야...

 

그대 노워할 미련이나 남아 있는가?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너와 내가 부둥켜 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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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덩어리와 억압과 착취는 다 없어진다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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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아직도 미련을 가지고 사람사는 세상을 기다려야 하나보이..

 

그대를 차라리 그리워하던 그때가 더 좋았다.

 

이렇게 실망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그리고 늦었지만 우리세대의 잘못을 이 일개 미천한 민초로서

 

心深한 사죄을 뜻을 드리네....

 

또 하나의 빚을 안게된 번민으로 또 뭍하게 번뇌의 나날을 보내야 하겠지만...

 

그대의 마음에 버금할까...

 

그대 노여워할 미련이나마 남지 않았더라도,

 

설령 그들은 용서 할 수 없더라도....

 

이나라 이겨레에 대한 사랑에 만은 조금의 미련이나마 남겨주시게...

 

아, 광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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