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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연하가 뭐 어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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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베네딕도) [hawhetal] 쪽지 캡슐

2000-10-06 ㅣ No.1727

혼자 웃기가 아까워서 또 올립니다.

만일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면 꼭 말해주세요.

그래야 혼자서 아는 척 안하죠!

 

연하가 뭐 어때 #2

 

다시 한 주가 시작되고 철수는 자취방으로 돌아 왔다. 철수는 당구에 흥미를 느

끼고 있었다. 수업이 끝이 나면 동기들과 어울려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

가 많았다. 대충 다른 학교들을 살펴 보더라도 당구 고수는 자취생들에게서 많

이 나왔다.

"요건 어떻게 치면 되냐?"

"이런 기본구도 모르냐?"

"50이 뭘 알아 임마. 잘 좀 가르쳐 줘."

"오시로 밀어."

"오시가 뭐냐? 우리 말 좀 써라 새꺄."

철수는 이제 초보 단계였다.

 

한 동안 당구의 묘미에 빠졌던 철수는 정희 누나를 찾아 가지 않았다. 물론 동아

리 방도 자주 찾지를 않았다. 철수는 동아리 사정이 어떻게 돌아 가는 지도 몰랐

고, 은정이 누나를 볼 수도 없었다.

 

'우쒸, 심심하다. 게임비가 없어 당구도 치지 못하겠고... 정희 누나를 찾아 가

티비나 봐야 겠다.'

목요일이다. 저녁을 갓 멋은 시간이었다. 철수는 일찍 레포트 하나를 마무리 짓

고 또 혼자 있는 자취방에 불만을 가졌다.

 

"누나야? 있어요?"

"응, 잠깐만."

"뭐해요?"

"그냥 책 보고 있었어."

"누나는 혼자 있으면 심심하지 않아요?"

"나는 혼자 있는 게 좋아."

"그럼 내가 찾아 오는 게 싫겠네요?"

"아니야. 커피 한 잔 할래?"

"좋죠. 티비 좀 봐도 되죠?"

"별로 재밌는 거 하지 않을 걸. 온통 청문회 중계 뿐이야."

"저녁인데요."

"낮에 했던 거 재탕이야."

"청문회도 생각보다 잼 있어요."

문민 정부가 들어 선지 일년동안은 별 정치적 보복이 없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전직 대통령 둘이가 모두 잡혀 들어갈 처지에 놓여 있었다.

"싸가지 없네. 질문하는 놈이나 답하는 놈들이나."

"정치에 관심 있니?"

"없어요."

"나도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

"그래도 요즘 약대는 문제가 있어 보이던데요. 대자보도 약대에만 붙는 거 같

어."

"그건 우리 생계 문제니까."

 

철수는 자연스럽게 티비를 보며 정희 누나와 일상적인 말에서 아주 쓸데 없는 말

까지 주고 받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였다.

"정희야."

"응? 은정이니?"

"응."

"집에 안 갔어?"

"그래. 문이나 열어 주고 물어라."

철수는 갑자기 인상을 찌푸렸다.

은정이는 별로 기분이 좋지 못한 표정으로 정희의 방으로 들어 왔다. 뭔가 기분

나쁜 일이 있었나 보다. 들어 오자 마자 한 소리 내 뱉었다. 은정이는 철수가 있

는지 몰랐다.

"태수 오빠가 나 때문에 동아리 활동 그만 둔다 했다면서. 왜 그래 진짜. 엉? 얘

는 또 왜 여기 있어."

"놀러 오면 안되나요? 태수 선배 얘기는 왜 하는데요?"

은정이가 자기를 보고 아니꼽다는 표정을 짓자 철수도 퉁명스런 어투로 답을 하

며 꼬아 봤다.

"너 가. 나 정희랑 할 얘기 있단 말이야."

"싫어요. 가만히 티비나 볼 테니까 저 신경쓰지 말고 서로 얘기 하세요."

철수는 은정이 누나에게는 관심이 없다는 듯, 바로 시선을 티비로 돌려 버렸다.

은정이는 못마땅한 듯 입을 쭝긋거리며 철수에게 눈을 흘기더니 정희앞에 털썩

주저 앉았다. 입고 있는 옷차림은 요조 숙녀였으나 행동은 그렇지 못했다. 정희

는 은정이와는 다르게 차분한 모습이다.

"너도 태수 오빠 얘기 들었구나."

"그만 둔 건 상관하지 않는다 이거야. 근데 왜 내가 이유가 되어야 돼?"

"태수 오빠가 너에게 마음을 다쳤잖아. 너 보니까 동아리 방 나올 용기가 서지

않나 봐."

"왜?"

"몰라서 묻니? 니가 작년에 태수 오빠를 찼었잖아."

"우리가 뭐 사귀었니? 태수 오빠 혼자서 난리쳤던 거잖아."

"태수 오빠는 너에게 상당히 마음이 있었나 봐. 우리가 보기에 너도 태수 오빠에

게 마음을 주는 것 같았어. 많은 사람들이 둘이 사귀는 줄 알았어."

"왜 남자들은 조금만 잘해 줘도 착각하는 거니?"

"그건 쟤한테 물어 봐. 그리고 너도 착각하게 만들어."

은정이와 정희는 동시에 티비를 보고 앉아 있는 철수를 쳐다 보았다. 철수는 시

큰둥한 눈빛으로 그 둘을 잠시 쳐다 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버렸다.

"쟤가 뭘 알어. 나는 진짜 태수 오빠에게 별 감정 없었어."

"너도 조심 좀 해."

"내가 뭘. 나 이제 어떻게 동아리 방 나가니? 나 동아리 내에서 미움 받지?"

"조금."

"정말 미치겠네. 오늘 또 누가 날 보고 정식으로 사귀자 그래서 거절하고 왔는

데, 왜 그러니 진짜."

"너 또 누구 사귀었니?"

"아이 몰라. 우리 빌라 옆 동에 괜찮은 총각이 이사를 왔더라. 내 차가 아침에

시동이 안 걸린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고쳐 주었어. 그래서 좀 친해지는가 싶

었는데 자꾸 추근대잖아. 내 참, 지가 날 알면 얼마나 안다고 벌써 사랑한다는

말을 해."

"큰일이다 너. 귀국한지 몇 달이나 됐다고 벌써 그러니. 좀 변해서 올 줄 알았더

니 마찬가지구나."

"내가 왜 변하니. 그냥 서로 좋아하는 마음 가지다가 서로 잘 알게 되면, 서로

확신이 서면 그때 사랑한다고 말해야 되는 거 아니니? 난 잘못 없어. 남자들이

앞서 가는 것 뿐이지."

"그래도 니가 뭔가 틈을 보였으니 남자들이 그런 말 하는 거 아냐?"

"내가 쉽게 보인다는 거야?"

"그런 말이 아니라, 너도 뭔가 마음을 주었으니 남자들이 그러는 거 아니냐구.

그냥 자기에게 무덤덤한 사람에게 사랑한다 이런 말 하지는 않았을 거 아니야."

"잘 대해 주는 게 죄야?"

"모르겠다."

"남자들이 쉽게 말하는 사랑한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면 항상 나중엔 여자가 상

처 받아. 조금 가까워 졌다고 그런 말 하는 놈들 중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 너."

"왜 나에게 열을 내니?"

"나도 너에게 불만 있어. 나는 네가 철규씨랑 계속 유지 되고 있는 게 불만이

야."

"내 일에는 상관하지 마."

철수는 둘의 모습을 쳐다 보았다. 분을 푸는 듯 말을 틀어 놓는 은정이가 힐끗

자기를 쳐다 보자 바로 고개를 또 티비로 돌렸다.

"정희 누나 요즘 애인 분하고 잘 안되요?"

"넌 빠져 임마."

"임마? 나 언제 봤다고 임마에요. 나는 은정이 누나에게 말한게 아니에요."

정희는 철수가 은정이의 분위기를 파악 못하고 대답을 하자 바로 말을 받았다.

"아니야. 그냥 예전처럼 그대로야. 내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신경이 쓰여 나는. 밋밋한 게 좋니? 너 그러다 나중에 상처 받는다. 싫으면 싫

다 그래야지. 너 요즘 철규씨랑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냐?"

"내 얘기는 그만 해라."

"그나저나 태수 오빠 때문에 내가 난처 해졌어. 내가 왜 체인징 파트너니. 조금

좋아지면 날 부담스럽게 만드는데. 내가 그들을 잘 모르는데 어떻게 그들이 함부

로 말하는 사랑을 받아 들일 수 있냐구. 나는 나중에 울기 싫어."

철수는 은정이 누나의 음성에 울음기가 섞이자 또 실 쳐다 보았다. 은정이 누나

의 눈에는 자기 분에 못 이긴 듯한 눈물이 고여 있었다.

"남자가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는 시간이 몇 초래더라. 사랑하면서 서로 알아가

는 것도 좋을텐데. 앞서 가던 뒤서 가던, 그것 보다는 사랑하는 맘이 중요한거

지 암."

"허,"

은정이는 그렇게 말한 철수를 멍하니 쳐다 보았다.

"왜 쳐다 봐요?"

"쪼그만게 뭘 안다구."

"내가 왜 쪼그만해요?"

"좋게 말하겠는데 넌 끼어 들지 마."

"에구 태수 선배 정말 좋은 사람이었는데... 이제 동아리 방에서는 못 보는구

나."

"이게 진짜."

"혼잣말이에요. 신경 쓰지 마세요."

철수는 고개를 티비에 고정 시킨 채 자기에게 눈을 흘기는 은정이 누나의 시선

을 받고 있다. 정희는 조금 전부터 침묵한 상태다.

"너 가."

"내가 먼저 왔어요."

"나 정희와만 있고 싶어."

"정말 싸가지 없네. 저 뻔뻔한 태도 좀 봐."

"뭐어? 너 지금 뭐라 그랬어. 이 녀석 진짜 버릇 없네."

은정이의 음성이 아주 날카롭게 변했다. 아까까지는 그래도 화난 어투는 아니었

다. 그렇지만 지금은 표정에도 아주 불쾌한 감정이 스려 있었다. 철수는 고개도

돌리지 않는다.

"티비 보고 하는 소리에요.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사람이 참 싸가지 없네요."

"너?"

"좋게 생각해요. 누나만 떳떳하면 됐지요. 사람 사귀는 데 있어 생각을 많이 하

지 마세요. 누나가 한 말 처럼 서로 좋아하는 맘 가지면서 알게 될 때까지 사귀

면 되잖아요. 사랑한다는 것도 좋아하는 것에 포함 되는 것이고, 그런말 했다고

남자를 차요."

"니가 뭘 알어. 아직 여자 친구 하나 없는게. 사랑하지도 않는데 그런 말 듣고

나면 얼마나 어색해지는 줄 아니? 그런 말 들었다고 내가 찬 줄 아니? 나는 당시

는 거절을 했어도 바로 그 사람과 모르는 사람처럼 되고 싶지는 않았어. 그렇지

만 상대방은 한 번 고백하고 거절을 당하면 다 날 피했어."

"누나는 보통 때도 좀 차가워 보이거든요. 오죽 하겠어요. 상대방이라... 불쌍

한 놈들. 자기가 마음을 고백한 사람에게 고작 상대방이라는 말로 불리워 지는

지 알기나 할까? 남자가 그런 말 할때는 얼마나 용기를 내서 하는 말인 줄 모르

죠? 비록 약간의 거짓이 포함 되어 있더라고 쉽게 내 뱉는 말은 절대 아니에요.

그런 용기가 꺾였는데 다시 볼 용기가 서겠어요. 안 그래도 차가워 보이는 사람

한테..."

"내가 차가워 보이니?"

"오늘 보니까 도도해 보이기도 하네."

"그만 해라. 은정이 넌 태수 오빠 한 번 만나 봐. 다들 너 때문에 태수 오빠가

관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너 보는 시각이 별로 안 좋을거야. 다시 활동하

게 만들 지는 못하더라도 오해는 풀어야 될 것 아냐."

"알았어."

"나는 태수 선배가 관둔다는 것도 몰랐고, 저 누나가 이유가 되는 것도 몰랐어

요."

철수는 다시 장난스런 말투로 돌아왔다.

"92 학번 이상 애들만 알아."

"은정이 누나."

"왜?"

"나한테 잘해요. 내가 모르는 애들에게도 다 소문 내 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너 정말 정이 가지 않는 애다."

"상관 없어요."

 

철수가 속한 동아리는 한 동안 어수선한 분위기였으나 곧 정상을 찾아 갔다. 하

지만 태수란 선배는 더 이상 동아리 방에 모습을 드러 내지 않았다. 은정이도

한 동안 보이지 않았으나 모습을 감추지는 않았다.

 

약대는 한약 분쟁으로 계속 대자보고 붙어 있었다. 사월이 시작하면서 약대생들

은 학생들을 상대로 무슨 서명 같은 것을 받으려 했다. 철수는 생각없이 학교로

들어 오다 은정이 누나에게 잡혔다.

"얘."

"왜요."

"너 서명 안했지?"

"무슨 서명이요?"

"안 했으면 이리 와서 서명 해."

"뭔지 알아야 서명 할 거 아니에요."

"뉴스도 안 보냐? 한약 분쟁 몰라?"

"알아요."

"그것 때문이야. 그러니까 빨리 서명해."

"그 티비에서 보니까 한의사 측에서 주장하는 말들도 일리가 있더만."

"뭐가 일리가 있어."

"내가 서명할 수 있게끔 잘 설명해 봐요."

"그냥 하면 됐지 뭘 설명을 해."

"지성을 가진 대학생으로서 사리 판단을 해야 할 거 아니에요."

"너 그냥 가."

"싫어요."

"서명 할거야."

"밥 사주면 할게요. 아침을 안 먹었더니 배가 고파요."

"아침 안 먹었어?"

"자취하면서 거의 굶어요."

"너도 자취하니? 너 서울에 집 있잖아."

"통학하기 얼마나 힘든 줄 알아요? 누나 처럼 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학생식당에서 사줘도 되니?"

"그럼 학생 식당이면 됐지. 어디 레스토랑이라도 데리고 갈 생각이에요?"

"못 데려 갈 것도 없지."

"누나 돈 많아요?"

"그래 많다."

"그럼 뭐 한약 조제권 이거 한의사들에게 뺏겨도 누나는 상관없겠네요. 누나 이

거 재미로 하죠?"

"밥 안 사줄래. 너 가."

"아이 서명할게요. 밥 사주세요."

"너 나한테 잘해라."

"내가 못하는 건 또 뭐 있어요?"

은정이는 철수를 한 번 꼬아 보고는 서명 받는 애들에게 잠시 실례한다는 말을

건넸다. 그리고서는 철수를 데리고 학생 식당으로 갔다. 아직 점심 시간이 아니

라 학생 식당은 한적한 편이었다. 철수와 은정이는 나란히 배식기에서 밥을 담

아 왔다. 구석의 테이블에 마주 앉아 밥을 먹으며 말을 주고 받았다.

 

"너 나에게 안 좋은 감정 있니? 아직도 그때 일 때문에 꿍해 있는거야?"

"내가 무슨 벤뎅이에요? 그때 일을 아직 담고 있게."

"근데 왜 나에게 쌀쌀 맞은거야?"

"내가 말했잖아요. 나는 내게 잘해주는 사람에게는 잘한다고."

"내가 잘해 주는 것은 없다 하더라도 특히 내게 쌀쌀맞은 이유가 뭐야?"

"누나가 먼저 쌀살맞게 대하잖아요."

"피."

"왜 웃어요."

"너처럼 나를 쌀쌀맞게 대하는 남자는 처음이야. 날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도

날 대함에 있어서는 쌀쌀맞지 않거든."

"내가 남자로 보여요?"

"미쳤니."

"앞으로 쌀쌀 맞지 않으면 밥 사줄거에요?"

"에그 궁상아. 밥 한끼에 정을 파냐?"

"아이, 요즘 당구치느라 밥값이 딸리거든요."

"당구 쳐? 얼마 치는데?"

"이제 곧 80 될 거에요."

은정의 입가에는 묘한 미소가 맺혔다. 뭔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

다.

"언제 나랑 한게임 하자 그럼."

"누나는 얼마 치는데요? 포켓 볼 좀 친다고 사구도 잘 칠거라 생각 말아요."

"후후, 나는 포켓볼도 잘 치지만 일본 식 당구도 잘 쳐."

"일주일 점심 밥 사주기 내기 당구 한 번 칠래요 그럼?"

"밥은 내가 사 줄게. 내가 후배에게 밥 얻어 먹는 쪼잔한 여자는 아니거든."

"그럼 무슨 내기 할래요?"

"니가 지면 날 아주 상전으로 모셔야 돼."

"기간은요?"

"일주일 정도로 해 줄게."

"내가 이기면요?"

"내가 한달동안 너 집에 갈때 태워 줄게."

"전 금요일날 집에 갔다가 월요일날 자취방으로 돌아 오거든요. 한달이라 해 봤

자 네 번 밖에 안되네."

"그럼 너 월요일날 너네 동네로 데리러 갈게."

"정말요?"

"응."

"내가 지면 어떻게 상전으로 모시면 되는데요?"

"내가 시키는 일 있으면 군말 않고 하기."

"알았어요. 언제 한 판 해요?"

"오늘 오후에 당장 하지 뭐."

"그러지요. 진짜 태워 줘야 돼요."

"걱정마."

 

철수는 수업을 받으며 옆 자리의 한 녀석과 공책에 당구 다이를 그려 놓고 열심

히 이론 연습을 했다. 약속 시간이 되어 약대 건물 현관 앞에서 은정이 누나를

만났다. 철수는 당구장을 아주 의기양양하게 들어갔다. 기분이 좋았다. 아주 미

인하고 같이 간다는 기분도 좋았고, 자기가 이길 것이라는 생각으로 또한 기분

이 좋았다.

'여자가 당구 쳐 봤자지...'

 

다음 날 오전이었다.

"어, 철수야."

"정희누나 이제 학교 와요?"

"응. 근데 너 여기서 뭐하는거야?"

"보면 몰라요? 차 닦잖아요."

"이거 은정이 차잖아."

"200이나 되면서 50하고 내기 당구를 쳐? 진짜 세상에 믿을 놈, 아니 년 없다.."

"무슨 말이야?"

"몰라요. 씨."

 

그날 오후였다. 철수는 약대생들 틈에 끼여서 열심히 소리쳤다.

"서명 좀 해 주세요."

'내 복수 하고 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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