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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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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sso-long] 쪽지 캡슐

2000-07-18 ㅣ No.3006

 

 

이런 사람을 찾습니다.

 

김세한

 

술에 약한 사람을 찾습니다.

 

아무리 적은 양의 알콜에도

 

금방 얼굴이 발개지는

 

아무리 작은 아픔에도 가슴저려 하는

 

참으로 얕은 상처에도 쉽게 피흘리는 사람을 찾습니다.

 

 

 

구름 그 위를 볼 줄 아는 사람을 찾습니다.

 

회색빛 하늘 위에 여전히 수많은 별이 빛남을

 

비가 오는 검은 도시에도 무지개가 있음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믿는 사람을 찾습니다.

 

 

 

가슴에 흉터가 뒤덮인 사람을 찾습니다.

 

너무도 많은 괴로움을 겪어

 

이젠 그 흉터가

 

그의 마음의 방패가 되어주는

 

눈물이 안으로 속으로 흐르는 사람을 찾습니다.

 

 

 

주머니가 헤어진 사람을 찾습니다.

 

담아 넣고 싶어도 결국엔 세상에 뿌려지는

 

실속없는 자기의 주머니를

 

아랑곳하지 않고 달고 다니는 사람을 찾습니다.

 

 

 

별빛에도 눈이 반짝이는 사람을 찾습니다.

 

정말 투명한 마음을 지녀서

 

차라리 우리가 그의 마음을 숨쉬고 있는

 

그런 사람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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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한님은 문단에 등단한 시인은 아닙니다. 하이텔 시사랑

동호회에서 활동하셨던 분인데, 그 분의 시를 읽으면, 마치

알사탕 두개를 양 볼에 넣은 꼬마처럼 흐뭇해집니다.

 

제가 믿고 있는 시의 아름다움은 결코 상업적이거나 유인물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런 시가 아닙니다.

오히려 아마추어의 순수한, 그래서 덜익은 시들이 제게는

더욱 더 매력적입니다.

 

시를 사랑하는 소영 올림.

 

 

[ 어깨랑 팔이 너무 타서 쓰라려요...-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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