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RE1395]성가대,전례봉사자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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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학 [yhim] 쪽지 캡슐

1999-09-08 ㅣ No.1401

†주께 영광

 

게시판에 글 많이 올리기로 소문난 정태현군이 한 건 했군요 박수 짝짝짝...

우리 게시판도 이런 토론의 장들이 활발히 전개되기를 바라며 많은 분들의 참여를 권장해 봅니다.

젊은이들이기에 이번 아가페의 공연에서처럼 모험적이고 학구적인 시도들을 격려하면서, 마침 중고등부 성가대를 지도하고 있는 임동욱 F.사베리오에게 주려고 준비중에 있는 "성가대와 전례 봉사자들을 위한 교회의 가르침"을 올리겠습니다. 혹시라도 의욕적인 노력에 마음의 상처가 없기를 바라며, 첨부한 자료는 대구교구 김종헌 신부님의 글을 최소한으로 편집한 것으로서(입당성가에서 마침성가까지 곡 선정, 우선원칙, 변천과정, 노래하는 법을 설명) 설사 개인적 의견이라 하더라도 성가대의 헌법이랄 수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헌장 6장[성음악]"과 "거룩한 전례안에서의 성음악에 관한 훈령(1967.3.5)"을 바탕으로 하였음을 미리 밝혀두는 바입니다.

좀더 자세한 추가 자료를 원하시면 언제든지 본인의 아이디(yhim@catholic.or.kr)로 메일 주시면 성의껏 응답해 드리겠습니다.덧붙여서 여기 첨부한 자료의 분량(15쪽)이 다소 많다 하더라도 모든 성가대원과 전례 봉사자께서는 꼬옥 읽고 숙지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원하옵나이다.다. 다. 다.

 

전례와 성음악의 바른 이해(아가페의 공연에 대한 의견)

 

복음성가 내지 생활성가들의 범람으로 무엇이 전례이며 어떤 것이 전례음악인지 구별하기 곤란할 정도로 많은 신자들을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보며 우려를 표합니다. 전례는 인간들의 친교 모임이 아니며, 전례음악 역시 인간의 친교, 감정을 나누기 위한 음악이 아닙니다. 비록 소수의 복음성가들이 전례를 목적으로 작곡되어 하느님을 찬양하는데 사용된다고 하더라도, 많은 노래들이 1) 가사 2) 음악의 형식 및 형태 3) 창법의 문제

때문에 전례 때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경우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 ’청소년 성가집’에도 성가곡과 일반곡(젊은이의 노래)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성가곡에 있는 곡들 중 너무나 많은 곡들이 일반곡으로 분류되어야 할 만큼 그 한계가 막연하고 불분명하며 또 이 두 가지 분류와는 전혀 상관없이 많은 곡들이 청소년들의 미사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목자, 교리 교사, 청소년, 청년들 많은 사람이 무엇이 전례이며, 이 전례를 위한 음악은 어떠해야 한다는 점을 잊은 것은 아닌지.

- 하느님이란 단어와 사랑이란 단어만 들어간다고 해서 모두 성가가 아닙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전례문을 음악으로 만든 것 이외에는 성가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따라서 입당, 봉헌, 영성체, 퇴장 때의 노래는 Hymn(찬미가 혹은 찬송가)이라 해야 올바르며. 이 찬미가들 조차도 노래의 대상은 하느님이어야 하며, 그 내용은 찬미가 되어야 하며, 각 노래는 그 고유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 인정이 넘치는 전례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편법들이 사용되고 있는 듯 보이는 데. 그 때문에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의 제사를 인간들의 모임, 친교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하느님께 대한 찬미가 우선적인 것이 되기 보다, 찬미하는 우리 자신들이 흥을 낼 수 있고 신이 나는 음악을 사용하기에 이르지 않았나 반성해 봐야겠습니다. 미사 시작 전에 사제가 하는 "안녕하십니까?" 미사 끝에 "안녕히 가십시오" 등의 인간적이고 정에 넘치는 인사말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 혹은 잔치를 인간적인 만남, 모임, 여흥으로 전락시키는 것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혹은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인사보다 더 아름다운 인사가 있을까?  우리의 전례는 인간의 친교의 장이 아니며, 전례음악 즉 성가는 우리의 흥을 돋우고 나의 개인적인 신앙을 고백하는 노래가 아니라 하느님을 만나 그분을 찬미하며 우리 공동체의 믿음을 고백하는 장소이며 기도인 것입니다

 

우리 성가 안내판에는 입당, 봉헌, 영성체, 퇴장 성가의 번호만(!) 게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네 가지의 성가들은 노래로 해도 그만, 기악으로 해도 그만인 성가이며 심지어는 생략할 수 있는 성가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전례음악적으로 볼 때 행렬을 수반하는 기능을 가진 노래(찬미가)이기 때문이며, 성가의 중요성을 따져 볼 때에도 이런 행렬성가는  환호성이나 미사곡보다 우선적인 것이 되지 못합니다.원래 가톨릭의 전통은 찬미가(hymn, 성당에서 부르는 노래를 모두 성가라 하기에)를 성직자나 수도자들의 아침, 저녁기도(성무일도)의 첫 부분에서만 노래하였습니다. 성무일도의 다른 부분이나 미사를 위해서는 그레고리오 성가가 "Liber Usualis"라는 책에 따로 준비되어 있었으며. 더구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의 미사에는 그레고리오 성가가 성직자와 성가대에 의해 불리어졌습니다, 신자들은 미사 때 성가를 부를 기회조차 없었기에 지금 우리가 성가집에서 보는 찬미가 형태의 노래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었던 것이지요.그러나 개신교는 태어날 때부터 신자들이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회중찬미가 (Congregational Hymn)를 모국어로 노래하도록 장려하였습니다. 이런 독일의 개신교 전통이 가톨릭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가톨릭에서는 미사 간간이, 그것도 미사의 기도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가사를 노래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각 나라의 모

국어로 된 전례성가를 장려하게 되었지만, 전례문에 맞춘 성가를 미쳐 준비해 두지 못하였던 우리 나라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나라들은 이런 찬미가 형태의 곡을 차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공의회가 끝난지 벌써 35년이 흐른 지금, 거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새 전례가 요구하는 전례문을 근거로 하여 성가들을 많이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반면, 우리는 아직도 이 네 가지 행렬성가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례가 가장 우선적으로 노래부르도록 요구하는 성가는 바로 환호성(acclamation)들입니다. 즉 복음 환호송(알렐루야), 거룩하시도다, 신앙의 신비여, 주의 기도 직전의 마침 영광송(아멘)입니다. 그 중에서도 "거룩하시도다"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일 미사 전체를 통해 성가 한 곡만을 노래한다면 단연코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해야 하겠지요. 또 "알렐루야"

같은 경우, 이 복음환호성을 노래로 하지 않을 바에는 아예 침묵을 지키라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매일 미사 때에도 반드시 노래로 불러야 하는 이 환호성은 모든 신자가 환호, 기쁨 중에 노래하는 것이기에 조금 빨리 노래하여야 하며, 그 작곡은 신자들이 부르기 쉬운 선율이어야 하고 경쾌해야 할 것입니다. 불행히도 현행 성가집에는 복음 환호성 3곡, 신앙의 신비여 4곡, "Amen"이 6곡이 실려 있는데 비해 성모신심 노래는 30곡이 넘고 게다가 미사 때는 사용하지도 못하는 성체찬미 내지 흠숭의 노래 ’Tantum ergo’ 등도 상당수가 실려있는 실정입니다.이제 우리도 미사 전례 때 환호성들부터 먼저, 꼭 노래로 할 것을 권하며 작곡가들의 협력을 구합니다.

 

또 하나 시편구절을 노래하는 법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는데. 선창자나 성가대의 발성이 나빠 가사를 알아듣지 못하게 노래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말도 안되는 곳에서 숨을 쉬거나 말을 끊는 것도 상당히 문젭니다. 먼저 한국말이 되도록 하라는 충고를 드리고 싶습니다. 시편구절을 노래할 때, 우리가 한국말을 할 때와 같이 끊을 곳에서 과연 끊고 있는지, 그리고 말의 길이를 짧게 하고 있는지 생각하며 미리 숨을 쉴 곳을 정한 다음 노래하도록 합시다. 물론 신자들이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똑똑하게 발음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

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흉내 낸다고 마지막 쉼표 앞의 말을 길게 늘리는 것은 한국말이 아닌 듯 합니다. 이런 낭송을 위해서는 소리가 곱고 그다지 큰 목소리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동욱이 아빠). 어느 본당에서 성악가가 이 시편을 노래하는 것을 들었는데 오페라의 무슨 ’아리아’를 노래 ???

이제 우리 성가대원들도 네 성부에서 소리내고, 소리지르기(!) 에서 벗어나 음악을 만들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성가 가사를 음미한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노래해야할지 그리고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성가 못 부르는 성가대일수록 신앙심을 강조합니다. 신앙심은 모든 신자가 지녀야할 기본적인 것이기에 성가대원이 자랑할 것은 못되고, 이 신앙심 위에 음악적인 기술이 함께 할 때 그 성가대는 제 구실을 하는 것이라고 감히 말씀 드립니다.  

첨부한 자료는 입당성가에서 파견성가까지 곡 선정과 중요도,변천과정,노래하는 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성가대원과 전례봉사자들은 꼭 한 번 읽어 보십시오.      사랑합니다.

첨부파일: 미사와성가.hwp(5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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