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가 아들들에게 축복과 저주를 하는 내용은 그 내용상 정치적 성격을 띠는데, 세아들로 대표되는 부족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함의 죄는 쉽게 생각하듯 성적인 것이 아니라 권력남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술에 취해 벗고 자는 부친을 봄으로 그 부친을 비천하게 만들었으며 그로 말미암아 형제들의 종이 되는 운명을 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남을 비천하게 만드는 자는 스스로 비천해진다는 동태복수법의 엄격한 적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하느님은 노아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펼치시지만, 이 이야기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간의 죄는 함을 통해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셈을 통해 당신 구원계획을 실현시킬 것입니다. 더불어 함의 이야기는 그의 자손들이 가나안 족이며, 그들이 차지한 땅이 가나안 땅임을 미리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성서가 쓰여질 당시 가나안족은 유대인들에게는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저주는 당연시되었을 것입니다. 9,1의 하느님이 노아와 아들들에게 축복을 내리시는 것은 그 개인들에 대한 축복이라기 보다 살아남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배려와 축복이라고 보는 것이 적당할 듯 합니다.

더 자세히 질문하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