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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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4-play] 쪽지 캡슐

2000-11-13 ㅣ No.882

크리스티나 수녀님께서 주신 시한편...

이제 겨울이 오나봅니다.넘 추워요

다들 감기조심하시구여.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햇살과 그늘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투명한 햇살을 받아 빛나는 나뭇잎과 그 아래에서 숨을 죽인 채 나뭇잎의 밝음을 받쳐 주는 그늘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나를 밝히면서도 남을 빛나게 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낙엽과 열매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인의 사랑을 받는 열매와 다시 땅으로 떨어져 내일을 기약하는 낙엽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오늘 이루지 못한 일에 실망하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풍요로움과 가난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곳간을 채운 풍요로움 속에서도 가난한 이웃을 향해 마음을 비우는 가을처럼,
나는 생활의 풍요 속에서도 가난한 마음으로 남의 아픔을 헤아리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만남과 이별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만남과 쓸쓸한 이별 속에서도 모두가 성숙해지는 가을처럼,
나는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을 똑같이 소중히 간직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자랑과 겸손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봄부터 정성을 다하여 얻은 열매의 자랑과 익을수록 고개 숙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 함께 있는 가을처럼,
나는 나의 노력으로 당당해질 때도 늘 겸손으로 나를 낮추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나는 가을을 좋아합니다.
가을 속에는 감사와 아쉬움이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이 내려준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부족했던 노력을 아쉬워하는 가을처럼,
나는 은혜에 감사하면서도 나의 부족함을 성실로 채우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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