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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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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남 [kanna74] 쪽지 캡슐

2000-01-10 ㅣ No.596

                        풀꽃의 노래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 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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