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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복.기 3/28(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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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3-03-28 ㅣ No.2744

나해 사순 제 3주간 금요일

 

복음 : 마르 12,28-34

 

                           사랑하기 위해서

 

가끔 친정에 가면 아버지는 항상 제 구두를 닦아주십니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구두를 닦아주지는 못할망정 아버지가 아들의 구두를 닦게하다니... 난 나쁜 놈이야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구두를 닦으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아버지에게는 저게 행복이시구나... 오랜만에 본 아들의 구두를 맘껏 닦아주시는 거..." 그게 제 아버지가 제게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전 집에 갈 때 부러 구두를 신고 갑니다. 아버지에게 사랑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요구하는 사랑이 어떤 색인지를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지요.

이런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계산적이고 기계적인 사고방식들을 털어버려야 되는데...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쌓아온 나의 가치관과 사고방식들이 틀릴 수 있다는 여유를 갖고 이웃을 바라볼 수 있어야 되는데...

사랑의 기준이 어떤 물질이나 법칙이 아니고, 더 나아가 수학공식도 아닌 인간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텐데... 그럼 사랑하기가 좀 더 쉬워지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몫은 단지 당신을 믿고, 당신 때문에 희망하고, 당신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하느님 나라가 제게도 가까이 와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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