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성당 게시판

이~누움! 원베(?)만 보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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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욱 [yoonook] 쪽지 캡슐

2000-04-04 ㅣ No.2600

찬미 예수

 

게시판에서만 늘 보아왔던 너를 만난 게 3월초 중고등부 교사회 M/T에서였지, 아마도-

어둔 밤과 싸한 알콜, 20년 전으로 되돌아 가버린 분위기며 삼겹살파티의 환희 속에서

너 원배를 만난 것이....

지금은 남아있는 네 잔영이 없어 잘 그려낼 순 없지만,

그날 본 넌 썩 괜찮은 녀석임을 금세 알 수 있었고, 하여 이쁜 너를 그냥 둘 수 없어

작은 소리였지만 난 네게 부탁을 했고, 넌 그 것을 약속으로 화답했지.

올 한 해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해서 꼭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겠노라고, 꼭 해야 된다고

그리구 하라고....

 

최선을 다하고 있을 원배에게 큰 박수로 용기도 주고 싶었고,

또한 어제 주일미사 때 성당에서 니가 젤 좋아하는 정식이 형을 만나 얘길 했다만

요즘 게시판을 통한 널 보고 이 아찌랑 손가락 걸고 한 약속은 아닐지라도

그 약속이 아주 조금 정말로 조금 걱정이 되어,

이 밤에 널 부르고 있단다.

 

춘천으로, 신촌으로, 또 건대입구로---

비실비실 감기며, 매일 올라오는 재치 넘치는 게시물들

행여 귀한 시간 축내는 게 아닌가 하는---  나의 괜스런 팔자 소관일까나?    

 

이곳 저곳 들리는 시간이며, 게시물 올리는 그 시간들이,

부디 너의 달콤한 쉬는 시간들 중에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참, 머리 페인팅은 개나리색으로, 아님 장미빛으로?  

좋다, 좋아 이쁜 원배니까---

 

헌데, 원배야

너를 기억하는 모두의 사랑을 지금 그대로 두고두고 지키려거든,

10년 후, 20년 아니 30년 후의 너를 그려보는 시간도 가져 봤음 좋겠구나.

 

2010년의 새 봄. 그대 원배 어디에 서 있느뇨?

2020년 뜨거운 여름,

2030년 낭만의 그 가을에도 그대 원배, 그대의 자리에 우뚝 서 있으리라.

궁금하지 않니?

허나, 궁금할 것 하나 없지!

2000년의 봄 그리고 여름, 또 가을

이 많잖은 세 계절의 씀씀이가 앞으로의 널 그려볼 좋은 거울이 될 테니까---

대희년이다, 새 천 년이다 하여 모두들 흥건히 젖어 있다만,

재수좋은 재수생 박원배까정 젖어 들어

훗날 세상살이 헉헉대는 훌륭한 백성(?)이 되어서야---   

 

명심하라. 그대 원배여!

지금껏 너무나 잘해 왔지만, 이제 남은 마지막 세 계절 봄, 여름 그리고 가을

악착같이, 새로운 맘과 각오로 한 번 더 분발해 주길 바란다.

 

[나도 그쯤은 다 알고 있는데---

이젠 세상이란 거 알만큼 알고 있는 원배인데 웬 잔소리에 참견이냐구?] 하면 섭하겠지?

내가---

주저리주저리 잔소릴 해 대는 건, 부모님 말씀은 물론이거니와

주변 어른들의 작은 걱정일지라도 기쁘게 들을 수 있는

큰 원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물론 그리하고 있겠지만,

네게 잔소릴하고 꾸중하고 또 칭찬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네게 관심이 있고 널 사랑한다는 얘기가 아니겠니?

그 어른들이 아무리 무능하고 볼품없다 해도, 원배보단 더 많은 세상을 보았고

몸으로 익혀 얻어진 일상의 고귀한 체험을 알려 주고 싶은 안타까움, 바로 그 마음일게다.

넌 그래선 안되고, 또 그렇게 하는 게 좋을 듯 싶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말씀들 아니겠니?

네 시간도 중하고 귀하지만 그 어른들의 지나온 인생도 나름의 소중한 날들 이였겠지.

특히 엄마 아빠 말씀엔 절대 복종(?)하고 귀 기울일줄 아는,

그 부분에 있어선 정말 착한 아들이면 좋겠구나. 물론 그리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건강도 잘 지켜내야겠지.

근데 넌 감긴 늘 달고 있으며, 편도선이 부실함에도

늦은 밤의 외출이며 늦은 귀가(건대입구에서의 겜방 등)로

엄마 아빠를 몹시 걱정케 해드리고 또 ajajaja누나(훗날 anna)도 잠 못 들게 해서 힘들게 하더구나

그런 시간들보다는 가끔 가까운 산행이래도 하여 좋은 공길 마시고

맘과 머릴 가뿐케 함이 여러모로 네게 보탬이 되잖겠니? 지금의 네겐---

 

어쨌든 원배님

올 한해 아니, 지금은 봄이니 여름과 가을 두 계절 동안

모든 걸 조금씩 절제하고 몰두해 봄이 어떻겠수?  

수능이라는 거대한 상대에게---

그렇다구 널 게시판에서조차 만날 수 없다면 그 또한 불상사지요.

난 늘 그곳에서 네 재치와 유머를 기다릴 것이다.

 

이쁜 원배에게 앞, 뒤 없는 잔소리가 짜증으로 남는다면 어찌할까하고 걱정도 된다만,

너를 책상머리에 조금이라도 더 붙들어 놓을 수 있길 기대하면서---

걱정 보담 기대가 훨씬 좋다는 이유로....

 

네 일상의 모든 것들에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길 기도하마.

니 멜로 보낼려다 기냥 게시판에 올린다.

건강하여라.

 

                         2000년의 사순시기를 보내며

                          사목협의회 청소년분과 위원  윤영욱대건안드레아 아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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