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의 작은터

이등병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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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화 [KYH1224] 쪽지 캡슐

2000-05-31 ㅣ No.5572

이등병의 시

 

 

당신이 핑크빛 하이힐을 신고 거리를 걸을 때,

나는 흙 몸에 군화를 신고 행군을 떠나야 했고,

 

당신이 빛깔 좋은 청바지를 입고 맵시를 낼 때,

나는 땀과 진흙 묻은 전투복을 입고 연변장을 기어야 했다.

 

당신이 나이트에서 춤을 추며 즐거워 할 때,

나는 라이터 불을 켜고 당신에게 편지를 써야만 했다.

 

당신이 노래방에서 멋지게 노래 부를 때,

나는 철모를 쓰고 목이 터져라 군가를 불러야 했고,

 

당신이 화장을 하고 얼굴을 들어 낼 때,

나는 시커먼 위장크림을 바르고 얼굴을 감춰야 했다.

 

당신이 카페에서 칵테일을 마실 때,

나는 유격장에서 흙탕물을 마셔야 했고,

 

당신이 자명종 소리에 단잠을 깰 때,

나는 기상나팔 소리에 선잠을 깨어야 했다.

 

당신이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날 때,

나는 군장을 메고 야간 행군을 나서야 했고,

 

당신이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남길 때,

나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동기들과 싸워야 했다.

 

당신이 저녁별을 보며 사색에 젖을 때,

나는 부모님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당신이 다른 남자에게 한눈을 팔 때,

나는 당신만을 생각 했고,

 

당신이 다른 남자와 즐겁게 통화하고 있을 때,

나는 통화중인 수화기를 들고 있어야만 했다.

 

당신이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길 때

나는 먼지 쌓인 모포를 덮으며 당신을 생각했고,

 

당신이 다른 남자에게 사랑을 맹세 할 때

나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칠 것을 맹세했다...

 

하지만 당신이 26개월 동안 단 한 사람을 기다릴 때,

난 비로소 당신을 품에 안으며 이 모든 것들을 한장의 추억으로

남기리라....

 

이상!!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 지네요. 그리고 군인아찌들의 위대함 까지도....

지금 이 순간에도 고무신... 군화...를 거꾸로 바꿔신고 있을 이들에게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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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들 인생 그렇게 살지마...."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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