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성당 게시판

봄날의 생명력

인쇄

김소영 [sosaek] 쪽지 캡슐

1999-05-04 ㅣ No.126

오랫만에 이곳에 들릅니다. 한동안 휴가였죠. 3주나 되는 교육기간을 보내느라고, 업무와 직접 혹은 간접으로 관련되는 모든 일로부터 잠시 벗어나 있었어요. 잠시 벗어나 있는 것. 많은 생각을 하게 하죠. 이번엔 이상하게 우울하고, 답답한 날들이 많았습니다. 일상을 벗어났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걱정거리가 내 마음을 짓눌렀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이 걱정의 무게가 물 먹은 솜주머니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내 주머니 안에 있는 작은 것을 만지작거립니다. 그건, 믿음, 그리고, 희망, 그래서 행복... 이런 고리속에서 이 봄날과 같은 생명력을 찾고 싶습니다. 누군가 얼마전 내 생일날에 향기로운 허브를 선물했습니다. 이렇게 썼더군요. "언니에겐 왠지 살아있는 것, 생명이 있는 것을 주고 싶었어요." 라고... 그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여러분에게도 봄날의 생명력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주저 앉고 싶어도, 절대 허락하지 않는 이 봄날의 관대한 생명력을...

3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