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2동성당 게시판

사랑은 움직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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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경 [skc333] 쪽지 캡슐

2000-11-18 ㅣ No.878

 

 

선물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좋고 기뻤습니다

누구로부터 무엇을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그 사람이 마음을 표현하기때문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사람이 선물한 것을 제가 갖고 있는지 확인해 본 것입니다

없는 것을 알고는 굉장히 화를 내더군요

사람이 어쩌면 그럴 수 있느냐고...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내가 준 것이면 그 사람이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고

다른 누구에게 그것을 준다면 마음이 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그것이 아니라고 여겨졌습니다

 

 

 

사랑하는 마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만

그것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건에 집착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사람에게 집착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통해 사람에 대한

지배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 제가 무엇을 주어도 그것은

이미 나의 손을 떠났고

나의 마음을 표현하였기 때문에 문제삼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더 나아가서 물건에 실은 사람의 지배구조를 거부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을 자유롭게 해 주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울러 나 자신도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물론 완전하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때로 그러기 싫은 적도 있고

은근히 사람에 대한 지배욕구가 생겨나기도 하니까요

 

 

 

 

 

옛말에

마음에 자기가 한다는 자취가 없고

자신이 주는 물건에 조금도 집착함이 없고

받는 사람에 대해 추호도 분별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웬 귀신 씨 나락 까먹는 소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흘러가도록 두어야 할 것입니다

서로가 인격적으로 관계를 맺고 자유롭게 해 주는 것은

진정으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라 믿습니다

 

 

 

마음에 아무런 자취가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도 마음을 닦아보려 합니다

 

 

 

 

 

명동성당 주보에 실린 조해인신부님 글입니다..

사무원동호회에 올라온 글입니다. 좋아서 올렸는데 좋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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