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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이야기 5 (이젠 다시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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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보나 [sanghoo] 쪽지 캡슐

2002-02-21 ㅣ No.3051

 

 

아직은 빈손을 쳐들고 있는

 

나무들을 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경건한 기도를 바치며

 

내가 나를 타이르고 싶습니다

 

 

죄도 없이 십자나무에 못박힌

 

그리스도의 모습을 기억하며

 

가슴 한켠에

 

슬픔의 가시가 박히는 계절

 

너무 죄가 많아 부끄러운 나를

 

매운 바람 속에 맡기고

 

모든 것을 향해

 

화해와 용서를 청하고 싶은

 

은총의 사순절입니다

 

 

호두껍질처럼 단단한 집 속에

 

자신을 숨겼던 죄인이지만

 

회심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슬퍼하지 않으렵니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말하지 않으렵니다

 

 

매일의 삶 속에 일어나는

 

자신의 근심과 아픔은 잊어버리고

 

숨은 그림 찾듯이

 

이웃의 근심과 아픔을 찾아내어

 

도움의 손길을 펴는

 

넓은 사랑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현란한 불꽃과 같은

 

죄의 유혹에서 도망치지 못하고

 

그럭저럭 살아온 날들,

 

기도를 게을리 하고도 정당화하며

 

보고, 듣고, 말하는 것에서

 

절제가 부족했던 시간들,

 

이웃에게 쉽게 화를 내며

 

참을성 없이 행동했던

 

지난날의 잘못에서

 

마음을 돌이키지도 않고

 

주님을 만나려고 했습니다

 

 

진정한 뉘우침도 없이

 

적당히 새날을 맞으려고 했던

 

나쁜 버릇을 용서하십시오

 

 

이젠 다시 사랑으로 회심할 때입니다

 

 

이해인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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