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모든 성인 대축일 ’21/11/01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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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10-20 ㅣ No.4825

모든 성인 대축일 ’21/11/01 월요일

 

오늘은 하늘 나라의 모든 성인을 기리는 대축일로, 하느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성인들의 모범을 본받고자 다짐하는 날입니다. 특히 전례력에 축일이 별도로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더 많이 기억하고 기리는 날입니다. 동방 교회에서 먼저 시작된 이 축일은 609년 보니파시오 4세 교황 때부터 서방 교회에서도 지내게 되었습니다. 513일에 지내던 이 축일을 9세기 중엽 111일로 변경하였습니다. 교회는 이날을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 뒤의 새로운 삶을 바라며 살아가도록 미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 줍니다. 또한 지상의 우리와 천국의 모든 성인 사이의 연대성도 깨우쳐 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군중들을 향해 진복팔단 즉 참행복에 관하여 말씀하십니다. 그 첫마디로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라고 이르십니다.

 

여기서 하나 우리가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칼 마르크스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두고 공산당 선언을 공표하면서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교회는 현실에서 가난한 이들이 행복할 수 없으니까, 나중에 하늘 나라에 가서 행복하고, 여기서는 참고 견디라고 한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부자들과 손잡고 부자들이 세운 경제 체계를 옹호하면서, 노동자들이 그 체계에 잘 순응하도록 이런 말을 하여 노동자들을 오도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다.”라고 선언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우리 신앙의 역사 초기에는 탈출이라는 사건이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노예살이하는 유다인들을 주 하느님께서 불러내시고 역사하시어, 유다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탈출시켜 노예살이에서 해방해 주셨다는 원 체험’, ‘원 역사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한 신앙 위에 또 주 예수님께서 세상 사람들을 죄에서 해방하기 위하여, 십자가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바쳐 돌아가셨을 뿐만 아니라 부활하셔서 영광중에 하늘로 오르시고, 성령강림으로 주님을 따르던 제자들이 용기를 얻고 사도가 되어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을 세상에 전하고 교회를 이루어 하늘 나라를 건설하게 되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이 전제되고 기초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배금주의가 지배한다는 이 시대에,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다면, 아니, 사람의 생명과 인격이 물질의 소유 정도에 따라 행복과 불행을 가져온다는 기준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다면, 우리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이 결코 허구거나 망상에 의한 호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나마 우리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면서, 그것이 물질이든지 인격이든지, 사람이 간직하고 있으며 삶을 영위하면서 누리고 있는 가치들을 나눔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는, 그리고 그렇게 나누면 나눌 것이 배가 되고 기쁨과 보람도 배가 된다는 사실을 증거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 주님의 말씀대로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일 것이고, 주님만이 채워주실 수 있는 사랑을 갈망하는 가난한 이들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고 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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