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고해성사]나는 나의 성당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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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영 [ppakeli] 쪽지 캡슐

2002-05-15 ㅣ No.3587

어제 우연히 성당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얼마만인지...

 

늘 그곳에 성당은 서 있었을텐데, 너무 오랜만이라 마치 성당이 얼마동안 여행이라도 다녀온 것 같더군요.

 

60주년이라죠?

 

음... 60주년이라...

 

어제 성당입구에 걸려있는 PC의 60이라는 숫자를 보니... 옛생각이 나더군요.

 

소방도로가 나기전 가파르게 올라다녔던 오르막길, 성당 주위의 좁은 골목길들, 지금 보면 참 작다싶은 지하실의 교리실, 지금에 비해 훨씬 허름했지만 왠지 정감이 있던 사제관과 수녀원, 역대 신부님들 사진들로 벽면이 쭉 둘려졌던 사무실, 늘 호통치시던 베드로 할아버지 부부가 계셨던 할아버지네... 소화유치원 시절 행사때 올라와서 찍었던 사진 속의 성당두 생각나구요, 첫영성체 하면서 이쁜 드레스 입구 설레었던 기억, 여름성경학교 때 성당 뒷마당에서 [ET]/[호호아줌마]에 맞춰서 열심히 춤 췄던 시절...

 

돌이켜 보면 제기동 성당 나이의 1/3 이상 저도 함께 했더라구요... 그렇죠... 20년두 더 됐으니까...

 

 

 

 

 

지금은요... 함께 나눌 일들이 없네요.

 

아마 여전히 많은 추억거리를 남기게 하는 곳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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