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순례
송엽/박 기선
山勢가 교세하여
품어 앉은 듯
뒷산은 높고
앞산은 얕아서
살기 좋은 성거 산
소학 골 서 덕 골에
줄 무덤이 왼 말이요
하느님을 믿는다고
천주학쟁이란 죄명으로
이름까지도 들어낼 수 없어
이름까지 묻어버린
무명 순교자의 줄 무덤
줄 무덤에는 꼬리까지 없어
순교의 위대함을
병인 迫害時 참상은
口傳으로 전해 오기를
記錄으로도 남겨 지기를
오늘 우리의 가슴 안에
소용돌이 치고 있음으로
당신들의
자랑스러운 희생을
머리 숙여 현양 하여
살기 좋다든 성거 산에
피비린내 나는 慘喪을
세상에 들어내고
성거 산聖地
새로운 이름으로
무명 순교자의 가신 길을
길이 밝혀 이르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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