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떠나가는 배 - 박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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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건기 [jamesbae] 쪽지 캡슐

2000-09-16 ㅣ No.856

박용철(朴龍喆, 1904-1938)

 

호는 용아(龍兒). 전남 송정리 출생. 배재 고보를 거쳐 일본 아오야마[靑山] 학원, 도쿄 외

국어 학교 독문과, 연희 전문 등에서 수학. 1930년 김영랑(金永郞), 정지용(鄭芝溶), 이하윤

(異河潤) 등과 ’시문학’을 간행. 이어 ’문예 월간’ 과 ’문학’을 발간. 경향파에 대립하여 순수

서정시 운동을 전개. 34세에 후두 결핵으로 요절. 사후에 <박용철 전집> 이 간행되었다.

’떠나가는 배’ 는 일본 강점하에서 이 땅에서 살지 못하고 떠날 수밖에 없는 ’쫓겨가는 마

음’을 노래한 시. 그 남성적인 가락이 이 시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떠나가는 배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득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헤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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