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동성당 게시판

***눈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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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 [vivienlee] 쪽지 캡슐

2001-03-21 ㅣ No.2685

 

   엄마 안녕...

   나야 엄마 첫째딸...

   내가 이렇게 쓰면 엄마가 잘 알아볼지 모르겠다....

   뭐 읽을 리도 없겠지만....

 

   요새 우리집이 난리난거 알지?

   알거야 아마....

   엄마가 우릴 떠난지 벌써 7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두 엄마생각 많이나구

   눈물이 금방 이라두 뚝뚝 떨어지곤 해....

 

   요새 주위에서 어른들이 나한테

   자꾸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소맇 들으면 괜히 외로워 지는거 있지....

   사람들이 관심을 쏟아 주는건 좋은데 ...

   엄마가 없으니까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관심 가져 주는거 아냐??

 

   엄마가 없으니까 다들 그런 불쌍한

   눈으로 보는거 아냐??

 

   그리고 엄마가 없으니까 집이

   난장판이 된거 있지....

   청소는 외할머니께서 다 해주시지만...

   동생이 마구 집을 뒤집어 놧어....

   아빠가 아주 속 터지겟다고 하시는데....

   엄마가 잇었으면 이런 일도 안 생겻을거야...

   내가 언제 엄마가 젤 그립냐면은....

   전에 내가 시험공부 안해서

   벼락치기 하려고 겨우 초딩인데

   밤새워가며 공무 할때

   엄마가 나 혼내면서도 집에

   먹을게 없으니까 나 배고플까봐

   빵이랑 우유랑 사왔쟎아....

   나 공부할때 자꾸 그때가 생각이 나서....

   자꾸자꾸 눈물이 나는거 있지....

   그리구 나 학교에서 집으로 갈때

   길을 가면서 자꾸 운다....   바보같이....

   그냥 엄마가 매일걸었던 길이라고 생각 하니까....

   엄마랑 팔장끼고 걸어온 길이기도 하니까....

   몇년동안 같이 걸어온 길이기도 하니까....

   눈물이 자꾸자꾸 쏟아지는거 있지....

   

   그리고 또 언제 엄마생각 많이 나냐하면....

   엄마가 떠나기전에 자꾸 피곤하다며

   머리 아프다며 자주 침대에 누웠었쟎아....

   그럴때 항상 내가 방을 지나가면

   엄마가 침대에 누워 있는게 보였거든

   근데 이제는 그 침대가 너무너무 썰렁 해져서

   엄마가 거기 또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 많이많이 든다....

 

   그리고 나 엄마가 젤 많이 생각 날때가....

   엄마가 우리 형제 중에 내성적 젤많이 신경 썼쟎아

   첫째라고.....

   그래서 매번 시험 못볼때마다 엄마가 보기 무서웠고....

   시험 잘보면 엄마아빠 빨리 보구 싶었었는데....

   요새 내가 공부 열씸히 하쟎아....

   근데 시험 잘 봤는데 집에오면 ....

   밤늦게 기다려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다음날이 되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자랑할 수가 없어서....

   너무너무 슬퍼자는거 잇지....

 

   이제 엄마가 웃는거 못 본다는거

   엄마 보려면 사진만 봐야 한다는거...

   정말 노무너무 슬퍼져...

   사진보면 엄마 너무너무 행복하게 웃고 있는거 있지....

 

   엄마도 엄마가 갑자기 이곳을

   떠나게 될줄을 몰랐을거야....

   그리고 우리 주위를 많이 맴돌았을거야...

   엄마도 많이 울었겠지?

 

   엄마......    춥지않아?

   땅속은 춥다는데...  엄마 추워?

 

   나 엄마 몸이 파랗게 되고 차갑게 됫을때....

   엄마 귀에 귀걸이를 달아 주어야 했을때....

   엄만 이미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는데도....

   혹시나 내가 귀걸이를 아프게 넣었을 까봐....

   엄마 귓볼 잡으면서....

   너무 차갑다고 생각했는데도....

   엄마 아플까봐....   귀걸이 하나도

   제대로 넣지 못한거 있지....

 

   그래서 결국 아빠가 다 했는데...

   아빠는 엄마 많이 껴줬엇나봐?

   나처람 서툴게 하지 않으시더라....

 

   엄마가 땅 속에 파묻히게 되었을때....

   난 엄마가 관 속에 누워 잇다는게

   전혀 실감이 안나는거 있지?

   

   언젠가 엄마가 다시 집에 돌아와

   "엄마, 돌아왔다~" 라고 말할것 같아서...

   자주   아무도 없눈 대문을 보곤해

   그러면 또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거 있지....

 

   나 엄마한테 보여 주고 싶은거 많았다

   사주고 싶은것도 많앗고...

   엄마랑 팔장끼고 가보고 싶은곳도 많았고

   무엇보다도 대학에 들어가는거

   엄마한테 꼭 보여주고 싶었어....

   엄마는 외할머니 반대로 대학에

   못간게 한이랬쟎아....

   그래서 나는 꼭 대학에 보내겠다고 했쟎아....

   그리고 난 대학보다 고3 졸업하는데....

   졸업식에 엄마가 꼭 와줬으면 좋은데...

   엄마가 이렇게 떠날 줄은 몰랏어....

   정말정말 꿈에도 몰랏어....

   엄만 결국 큰딸 졸업식도 못 오는거야??

   이제 1년만 잇으면 되는데....

 

   엄만 바보야!!!

   글쎄 왜 병원에 빨리 가보라고 했을때 안갔어...

   엄만 진자 바보야!!...

   겁쟁이야!!...

   결국 엄마가 무섭다고 병원에 안가니까...

   엄마도 슬프고 우리도 슬프고....

   결국 우린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되었쟎아....

   엄마 후회하지?  그치?...

   지금도  그냔 뒤돌아보면 엄마가’

   서있을것 같아...

   항상 내가 공부할 때

   엄마가 장나섞인 웃음으로 슬그머니

   뒤에 나타나곤 했쟎아....

   그럴땐 깜짝 놀라며 엄말 때리면서 웃었는데...

   이번에도 엄마가 장난스런 웃음짓고

   뒤에서 놀래키드래도....  내가 엄마를 때리드래도...

   엄마 안고 엉엉 울꺼야....   어디 갔었냐고....

   왜 이제야 돌아오냐고....

   보고 싶엇다고...  정말 보고싶었다고....

 

   엄마!!  지금 나 눈물 흘리면서

   이 글 적고있어...

   제발 부탁 이니까.....   소원인데

   한번만이라도 돌아와주라....

   엄마 !!!!!!!

   보구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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