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즐거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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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신 [niceman] 쪽지 캡슐

2000-03-04 ㅣ No.597

러분, 안녕하세요.

야간근무를 마치고, 우리 성가대에 형의 형? 혼배미사에 참가하기 위해 정장을 차려입고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결혼...

오늘 결혼 하시는 그 분을 축하하는 맘에서 시를 한 편 올려 드릴까 합니다.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다.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한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는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네 사랑도 어디 쯤에선 반드시 그럴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옆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오늘 결혼하시는 그 형님, 그리고 다른 모든 신혼부부들도 오래도록 사랑하시고, 행복하게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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