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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리세실리아 수녀원 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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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메온 [rimbo] 쪽지 캡슐

2000-03-01 ㅣ No.503

Untitled

 시메온이 알고 있는 정미리 세실리아...

갑작스러운 전화에 외마디

 

" 나 수녀원에 들어가..."
" 그리고 이것 이것 준비해 줘 "

 

항상 저에게는 부탁이 아니라, "이것 해 줘" 라는 말이 많았습니다.
요즘 저는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여러가지 삐그덕 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이것은 왠 뜬금없는 소리.
모두들 비슷 했겠지만, 정말 뒤통수를 얻어 맞은 꼴 이었습니다.
물론, 미리 알았다고 해서 그리고 나중에 알었다고 해서 갈 사람이
안갈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함께 지내온 정(情)이 많이도 섭섭하게
했습니다.
정미리(세실리아)님은 93년 가을부터 초등부 교사를 했었습니다.
어떻게 교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잊어버렸지만, 처음 교사실에서
만났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 치렁치렁한 머리에 어눌한 말투...
그리고 많은 어색함 속에서의 대화...
지내다 보면 다 속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암튼 그렇게 그렇게
처음 만났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정미리(세실리아)님은 처음 부터 학생들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길들여 짐에 익숙해져서 키워나가고 변화된 거라 봅니다.사석에서 가끔 이런 이야기를 했었지요.

 

 " 오늘 누구 누가 정말 귀엽지 않냐. "
 " 저애들 때문에 나 자신을 다져야 겠다."

 

아마도 이런 생각들이 정미리님이 지금의 길로 쌓아가는 과정이었고
그것이 신앙으로 모아지는 모퉁이돌이 되지 않았나 하고 감히 추측해 봅니다.
언젠가 부터 신앙에 대해 그리고 하느님에 대해
침을 튀면서 항상 입버릇 처럼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자신의 많은 열정과  삶이 그리고 살아가야 할 자신의 모든 것이
그 만큼 신앙이 되고 곧 삶이 된거지요.
전 그분을 믿습니다. 누구나 우려의 소리를 하지만 그렇게 나약하거나
간단히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는 않을 것이니까요.
오늘 잠시 만나고 돌아 왔습니다.
웃는 얼굴로 때론 심각하게 때론 장난도 쳤지만 자꾸만 눈에 밟힙니다.  
그리고 지금 조금은 눈물이 날 만큼 생각이 듭니다.
이어지는 전화속에서 다른 친구들이 큰 소리도 내지만 그 모든것은
바로 우리의 야속한 사랑과 정(情)속에서 나오는 한숨 일 겁니다.
엊그제 그렇게 입 주위에서 맴돌던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이
오늘 다시 주위를 맴돌게 합니다.


 " 만날때 헤어짐을 약속하지만, 헤어질때 다시 만날것을 믿습니다. "

기도 안에서 그 사람과 다시 만나고 그것이 연결고리로 제 자신을 성장시켜야 겠습니다.

당부 : 많은 분들 정미리(세실리아)님이 수도생활 잘 하시라고 기도 부탁드립니다.
         입회하는 수도원은 전라도 광주에 있는 까리따스 수도원입니다.
         3월 1일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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