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생활 Q&A 코너

할매의 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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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7 ㅣ No.1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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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의 겸상 

 

나 아주 아주 어릴 적부터

할매는

할배와 마주 앉는 겸상에 나를 항상 앉히셨지

조금 더 나은 반찬 나에게 먹이기 위하여!

 

나 아주 아주 어릴 적부터 

할매는

할배 밥상에 내 밥을 항상 올리셨지

입이 짧은 나를 잘 먹이기 위하여!

 

호롱불 켜고 살았던

나 아주 아주 어릴 적부터

할매는

할배와의 겸상에 내 숫갈 항상 올리셨지

하루 두끼 먹고 살았던 가난한 그 시절에

장손(長孫) 몸 축(縮)날까 염려하여!

 

 

마지막 세 번째 자격 시험 한 달 전

1990년 4월 봄날에

나 젖 먹던 힘까지 다 내어 시험 준비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할매[1901년 생(生)]가 돌아가셨다는 국제전화 한 통

 

아! 흐르는 눈물 훔치고 또 훔치면서 통곡하였던 그날이 어제 같고

아! 84년 8월 초 삼배(三拜)에 마을 어귀 정류소까지 배웅하면서

"말라꼬 그리 먼데 가노... 언제 돌아올끼고..."

할매가 내게 남긴 마지막 음성 아직도 여전히 귓가에 들리는데

돌아오니 94년 정초

그러고 흐른 세월 24년.

 

 

설날 전날

막내 삼촌이 정지 앞 돌절구에

고슬고슬 찐 찹쌀 떡메 치기 끝내면

여전히 따끈 따끈한 찰떡 길게 뽑아

콩고물 즉시 묻혀 잘라서는

제일 먼저 내 입에 인절미 쏙 넣어주셨던 할매

 

아! 나 아주 아주 어릴 적에

숫가락질 젓가락질 배웠던 할배와의 겸상

내 할매가 항상 마련해주셨던 할배와 마주 앉았던 겸상

나 어찌 잊을 수 있겠나 ...

 

사랑하는

내 동생들, 내 가족들, 내 자식들에게 

흐르는 눈물로 쓴 이 글을 남긴다

 

2018년 2월 16일 설날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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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 소순태 마태오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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