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기동성당 게시판

서글픈 마이 벌쓰데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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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정 [nonobaby] 쪽지 캡슐

2001-03-20 ㅣ No.2981

새벽에.. 고등학교때 절친한 친구가 생일추카 문자를 맨먼저 날렸다..

 

ㅜ.ㅜ 시작이 좋다.. 오늘하루 많은 것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은^^;(그러나 이것은 나의 오만이요 착각일 뿐이었지^^;)

 

아침.. 11시 수업이라 아침에 이리저리 멋도 부리고.. 안입던 옷을 꺼내입고.. 화장도 하고.. 혹시 돈없는데 후배들이 밥사달라믄 어쩌지 맘을 졸이고 또 졸이며 등교..

 

조용하다.. 애들이 날 놀래켜 줄라 그러나?! 그러나부네.. 연극도 잘해들^^;

 

점심시간.. 돈이 없다.. 이런.. 딴애들 다 밥먹는데 나만 컵라면 식당에서 먹기 민망하잖아.. 혼자 구석쟁이에서 후루룩~~ 그래도.. 이따가는 맛난 거 먹을 수 있겠지?!^^;

 

수업이 끝나고.. 애들이 다 가네.. 엥?! 이들은 나의 생일임을 몰랐던 것이다!! ㅠ.ㅠ 유일하게 나의 벌쓰데이를 알아준 후배.. 밥사달래는거 까먹고 집에 도착해 버렸다고 문자 날리고ㅜ.ㅜ

 

그때부터 봄바람이 차갑게 느껴지기 시작하고..

 

매정한 이것들에게 깽판을 쳐볼까(!) 모진 마음도 먹었지만.. 그래봤자 더욱더욱 비참해지는 건 나일 뿐..

 

그래.. 남은 건 가족들 뿐이다!! 마이 패밀리..ㅜ.ㅜ

 

집에 오니.. 휑뎅그레.. 엥?! 오빠가 자고 있다.. 쿨쿨.. 10분, 20분.. 시간은 가고.. 배고파 죽겠네.. 엄마를 기둘려야지..

 

..1시간 ㅜ.ㅜ.. 배가 허하다.. 점심도 라면이었지.. 에라.. 나혼자라도 밥먹자..

 

밥먹고.. 온달왕자들 본다.. 엄마 오시고.. "야.. 만원 줄테니까 쪼끄만(!) 케익이나 하나 사와라!!"

 

아니.. 내생일날 케익을 내손으로 사라니요?! 오마니ㅠ.ㅠ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내앞에 놓인 쬐마난(!) 생크림 케익..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엄마랑 오빠 앞에서 울고 또 울었다..

 

그러다.. 콧바람으로 스물 한 개의 촛불을 다 꺼버렸다ㅜ.ㅜ

 

그렇게.. 그렇게.. 서글픈 나의 벌쓰데이는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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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울구.. 낼부턴 행복하려구요^^;

 

모두들 행복하세여~~ 주변사람들의 생일을 꼭 챙겨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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