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내가 배고플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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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경 [cecil9] 쪽지 캡슐

1999-12-16 ㅣ No.241

낼 부터 아주 추워진다고..

뉴스에서 그러더군요..

추워진다고.. 추운거 .. 전 참 싫어요.

다들 별로 안좋아하시겠지만...

춥다는거.. 그건.. 참 쓸쓸해지는 것.. 같아요. 그죠?  

구세군이 등장을 했더군요. 무슨 연례행사 같은 기분 들지만..

그래도 그냥 지나치지 말아요, 우리...

 

예전에 한 선배랑 그런 얘길 했었죠. 지하철에 보면..

의족을 달고 다니는 아저씨, 바구니 끌고 가는 아줌마..들 계시잖아요.

그 분들한테 돈 드리는거.. 그거 보고 한 선배가 그랬어요.

돈을 주는거.. 다시 생각해 볼 일이라고..

그 바구니에 오백원 천원 넣는거..

그건 그 사람들의 자활의지를 무시하는 행위이고..

그 자활의지가 발휘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고..

그리고.. 그 바구니에 오백원, 천원 넣으면서 무슨 대단한 선행을

한 듯한 기분에 빠진다면.. 우리들한테도 좋을게 없는 행위라고...

그때는 아..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근데.. 좀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선배의 말이 논리는 빠지는게 없다 손 치더라도..

그래도.. 아닌거 같더라구요 ^^ 왜냐구요?

글쎄요.. 말로 설명하자면.. 길어질 것 같군요.

제게 뭔가 느끼게 했던 시가 하나 있답니다.

유명한 시인이 쓴 시 아니구요..

뉴욕 맨하탄에 어떤 흑인 거지가 쓴 시래요.

요 밑에.. 다들 읽어 주실거죠?^^

                 

             

                내가 배고플때..

                 

      내가 배고플때

      당신은 인도주의 단체를 만들어

      내 배고픔에 대해 토론해 주었소.

      정말 고맙소.

      내가 감옥에 갇혔을때

      당신은 조용히 교회안으로 들어가

      내 석방을 위해 기도해 주었소.

      정말 잘한 일이오.

      내가 몸에 걸칠 옷 하나 없을때

      당신은 마음속으로

      내 외모에 대해 도덕적인 논쟁을 벌였소.

      그래서 내 옷차림이 달라진게 뭐요..

      내가 병들었을때

      당신은 무릎꿇고 앉아 신에게

      당신과 당신 가족의 건강을 기원했소.

      하지만 난 당신이 필요했소

      내가 집이 없을때

      당신은 사랑으로 가득한 신의 집에 머물라고

      내게 충고했소.

      난 당신이 날 당신의 집에서 하룻밤 재워 주길 원했소.

      내가 외로웠을때

      당신은 날 위해 기도하려고

      내 곁을 떠났소.

      왜 내 곁에 있어주지 않았소?

      당신은 매우 경건하고

      신과도 가까운 사이인것 같소

      하지만 난 아직도 배가 고프고,

      외롭고,

      춥고,

      아직도 고통받고 있소.

      당신은 그걸 알고 있소?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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