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당동성당 게시판

이럴땐 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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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경 [cecil9] 쪽지 캡슐

1999-12-25 ㅣ No.263

대림기간..내내..조금은.. 설레서.. 좋은 생각만 하려 하고.. 주위 모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하고.. 사랑하려고..노력하고..마음이..추운사람들을..생각하며..기도하고..

그러다가.. 그러다가..정작 성탄절 아침은 왜 이리 허무한지요...어제는 내내 기다리던 성탄전야 자정미사를 안드리고 집에 누워서 비디오를 봤습니다. 왜 그랬냐구요?..어... 왜 그랬냐면요... 귀찮았습니다.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부인할 수 없습니다. 갑자기..아주 갑자기..귀찮다..라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리고..귀찮다는 생각을 가지고 차마 갈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성탄절..구세주께서 사람이 되어 우리에게 오신 기쁜 날인데요.. 대림1주가 시작되던 날의 반만큼도..아니..그에 반만큼도..기쁘지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정말..난감합니다..

뭐라구요? 애인이 없어서 그렇다구요?.....- -;; 흠... 그런게 아닙니다.. 이건.. 뭐랄까..아주 본질적인.. 문젭니다.. 저는요..지금..^^;;하....난감하다 못해 당황스럽습니다.아주 가끔씩 그렇지요... 내가 나 스스로 너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지요. 그런데..그게 왜 오늘이어야 하는지...모르겠네요.. 저..사실은..이게 처음이 아닙니다.

사순때에도 그랬답니다. 사순절 내내 잘..지내고 왜..있잖아요..주님을 아주 가깝게 느끼면서..그러다가..정작 부활때는 자정미사때..아주 순간..졸립다..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척 놀랐습니다.. 졸릴 수 있다는데 놀란게 아니구요.. 졸립다라고 느낀 그 순간에 저 자신을 바라보니..아주...마음이 차갑더군요..

자주..그랬습니다..결정적인 순간에..저는 딴 사람 같을 때가..그래서 스스로를 너무 당황스럽게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한 동안 또..우울해지겠네요..이럴 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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