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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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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린 [dlchang] 쪽지 캡슐

2006-08-07 ㅣ No.5379

 

“사랑과 야망”



김수현 작품 "사랑과 야망" 드라마를 SBS TV에서 20여년만 다시 방영하고 있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이 드라마는 내 나이 서른 후반에 방영되었던 것으로 내 눈에 비쳐졌


던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산업화 시대의 격동의 삶을 산 사람들이었고, 드라마  등장인물들은

 

모두 멋을 아는 사람 들이었다. 19년 전 방영했던 그 드라마는 한국사회의 기업문화 속의

 

비약적인 발전을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 속의 박태준은 산업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부러워하는 희망의 모델 이었다. 또한 그가 지향하였던 타협을 모르는 한 여자를 향한 그

 

의 외골수적인 집념이  진정한 사랑인줄 알았다. 하여튼 그때 드라마 속의 너무 완벽하여

 

흠이 없어 보이던 그는 한없이 멋있고 부러운 사람이었다.


적어도 그를 닮기를 갈망하였던 우리들에게는…….




그 당시 공부를 하느라고 결혼이 늦어진 친구 녀석은 변리사 시험 1차에 합격하고, 변리

 

사무실 실습과정 중에 대학을 갓 졸업한 여직원(12년 차이)하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여직원의 아버지는 공무원 단체장을 하는 그 당시 나름대로 한가락 하던 집안의 딸이었다.


당연히 여직원의 집에서는 결혼을 반대하였다. 아무 준비 없이 나이만 많이 먹은 친구가 탐


탁할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변리사 2차 시험에 확실히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태였다.


여자의 집에서는 친구와의 만남을 하지 못하게 하기위해 그녀에게 금족령이 내려졌고,


그들의 가슴앓이가 시작되었을 무렵…….


드라마속의 주인공이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결정하는 장면을 보고, 그녀는 집


안에서 입었던 복장그대로 집을 빠져나와 그에게 왔고, 그들은 광주에 있는 친구의 집에 함


깨 있기로 합의를 하고 광주로 가던 길에 대전 현장에 근무하고 있던 내게 들렸었다.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사랑은 영원한 것이고 지나고 보면 아름다운 것”이라고 어줍잖


은 이야기를 하였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해 그 친구는 2차 시험에 합격을 했고 곧 결혼을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는 것인가 보다.


그는 지금 강남에서 큰 변리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상당한 부와 명예를 유지하고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다. 가끔 그의 부인을 만나면, 그때 일을 이야기하며 놀리곤 하는데, 그녀는


그때 드라마를 보며 결혼할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내가 지금 사모님 소리를 들을 수 있겠냐


며 농담을 나누는 여유를 보이기도 한다.


한편의 드라마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랑의 끈을 놓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였던


사람들을 행복게 만들었던 것이다.





지난달 우연히 보게 된 연속극 내용이 예전에 즐겨보았던 “사랑과 야망”이 재편집되어 방영


된다는 발견하고 요즈음 주말 저녁만 되면 드라마를 보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첫 방영 후 19년이 지난 재탕 드라마 관람에는 특별한 묘미가 있다. 어려웠던 시절 그러나


모두 어려워 부족함이 당연시 되던 시절에는 풍요로움은 정상적인 삶이라기보다 차라리


사치로 여겨졌었다.


지나온 시간에 비쳐진 조금은 화려하게 변한 세상 모습과 더불어 변모한 사회적 가치관에


놀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 당시에는 당연시 느껴지던 것들이 지금은 말도 되지 않는


일로 느껴지면서 가치관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 역시 사람이다. 특히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


은 시간이 시작된 이래 변함없이 지속되어 왔으리라…….


그래도 예전의 어머니들은 자신의 속내를 들어 내놓고 표출하곤 했었는데 요즈음은 내색을


할 수 없는 사회적 여건 속에 마음이 편치 않는 것이 우리들의 어머니 일 것이다.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것이 타고난 사람의 성질이라면  아무리 비슷해지고 싶어도 의지도


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의 모습인가 보다.


작가는 우리의 다양한 삶의 단면에 주인공들과 그에 대립된 모습의 조연들을 내세워 그녀만


의 독특한 대화법으로 갈등의 맥을 짚고 옳고 그름을 관객이 판단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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