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에스 2,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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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1-09-21 ㅣ No.7582

 

에스텔이 왕후가 되다

2장

 1  이런 일이 있은 지 얼마 뒤, 아하스에로스왕은 노여움이 가라앉으면서 와스디 생각이 났다. 그리고, 와스디에게 내린 처단이 마음에 걸렸다.

 

 2  시종들이 그 낌새를 알아 채고 왕에게 말했다.

 

 3  "이 나라 각 지방에 간선관을 두시어 아름다운 처녀들을 모두 수사성에 모아 들이십시오. 궁녀들을 맡아 보는 내시 헤개에게 그들을 맡기어 몸치장을 시키신 다음

 

 4  눈에 드시는 처녀를 와스디 대신 왕후로 삼으심이 좋을까 합니다." 왕은 그 말이 마음에 들어 그대로 하기로 하였다.

 

 5  그 때 수사성에는 모르드개라는 한 유다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베냐민 지파에 속한 야이르의 아들로서, 할아버지는 시므이, 증조부는 키스였다.

 

 6  모르드개는 유다 왕 여고니야가 바빌론 왕 느부갓네살에게 사로잡혀 올 때 예루살렘에서 함께 잡혀 온 사람이었다.

 

 7  그에게는 부모없는 사촌 누이가 하나 있었는데 이름은 에스델이라고도 하고 하다사라고도 했다. 에스델은 몸매도 아름다왔고 용모도 단정하였다. 그는 양친을 여윈 뒤 모르드개의 양녀로 들어 가 있었다.

 

 8  어명이 공포되자 많은 아가씨들이 뽑히어 수사성에 올라 가 궁녀들을 맡아 보는 헤개에게 맡겨졌다. 이렇게 궁궐에 불리어 와서 헤개에게 맡겨진 아가씨들 가운데 에스델도 끼어 있었다.

 

 9  이 아가씨는 유난히 헤개의 눈에 들어 그의 굄을 받게 되었다. 헤개는 곧 몸치장에 쓰이는 것들과 음식을 주며 가장 좋은 궁에서 지내게 하고, 궁궐에서 시녀 일곱을 골라 그를 시중들게 하였다.

 

10  그런데 에스델은 모르드개가 일러 준대로 자기의 혈족과 인척관계를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11  한 편 모르드개는 에스델의 일이 궁금하여 날마다 후궁 뜰 앞을 서성거렸다.

 

12  아가씨들은 열 두 달 동안 몸을 다듬고 나서야 차례로 아하스에로스왕 앞에 나가게 되어 있었다. 여섯 달 동안 몰약으로 몸을 다듬고 나머지 여섯 달은 부인용 향수와 화장수로 몸을 닦아야 했다.

 

13  아가씨들이 후궁에서 대궐로 들어 갈 때면, 몸치장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수 있었다.

 

14  아가씨들은 하나씩 저녁에 들어 갔다가 이튿날 아침에 후궁들을 돌보는 내시 사아스가즈가 관리하는 다른 궁으로 가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왕이 그를 특별히 좋아하여 이름을 부르지 아니하면 다시는 그에게 나아가지 못하였다.

 

15  마침내 아비하일의 딸로서 사촌 오빠 모르드개의 양녀가 된 에스델의 차례가 왔다. 에스델은 궁녀를 맡아 보는 내시 헤개가 정해 준 것밖에는 아무것도 달라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스델은 누가 보든지 아리따왔다.

 

16  에스델이 어전에 불려 들어간 것은 아하스에로스 칠년 시월, 곧 데벳월이었다.

 

17  왕은 다른 어느 여자보다도 에스델에게 마음이 기울었다. 그리하여 에스델은 모든 처녀를 물리치고 왕의 굄과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왕은 그의 머리에 화관을 씌우고 와스디를 대신하여 왕비로 삼았다.

 

18  그리고 왕은 고관 대작을 모두 초대하여 에스델 왕비 대관식을 크게 베풀고 전국 각 지방에 휴일을 선포하는 한 편 선물을 내렸다.

 

하만이 모르드개에게 앙심을 품다

19  처녀들을 또다시 모집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모르드개는 궁궐의 대문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20  에스델은 여전히 모르드개가 일러 준 대로 자기의 혈족과 인척관계를 밝히지 않고 있었다. 모르드개의 슬하에 있을 때나 조금도 다름이 없이 그가 시키는 대로 하였다.

 

21  모르드개가 궁궐 대문에서 일을 보고 있을 때, 마침 수문장이었던 내시 빅단과 테레스들이 왕에게 불만을 품고 암살을 꾀하고 있었다.

 

22  모르드개가 마침 이 낌새를 알아 채고 에스델 왕비에게 고해 바쳤다. 왕비는 그 사실을 모르드개의 이름으로 왕에게 고했다.

 

23  조사한 결과 그것이 사실임이 드러나 두 사람은 교수형을 받았다. 이 일이 궁중실록에 기록되었다.

 

3장

 1  이런 일이 있은 뒤였다. 아하에로스왕은 아각 사람 함다다의 아들 하만을 높이 들어 다른 대신들 윗자리에 앉혔다.

 

 2  궁궐 대문에서 일보는 왕의 신하들은 모두 왕명을 따라 하만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모르드개는 무릎을 꿇고 절을 하려 하지 않았다.

 

 3  궁궐 대문에서 일보는 왕의 다른 신하들은 "자네는 왜 어명을 거스르는가?" 하며

 

 4  날마다 충고를 하였으나 모르드개가 끝내 듣지 않자 이를 하만에게 보고하였다. 모르드개가 스스로 유다인이라고 하니 얼마나 버티는가 보자는 심산이었다.

 

 5  하만은 모르드개가 정말로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절하지 않는 것을 자기 눈으로 보고는 몹시 화가 났다.

 

 6  하만은 모르드개가 어느 민족이라는 것을 들어 알고는 모르드개뿐만 아니라 아하스에로스 왕국에 사는 유다인들을 모두 함께 전멸시키기로 하고 그 기회를 노리게 되었다.

 

유다인들은 전멸될 위기를 맞다

 7  아하스에로스왕 십이 년 정월, 곧 니산월이엇다. 사람들이 유다인을 해치울 날을 정하려고 하만 앞에서 주사위를 던지니, 십 이월 곧 아달월 십 삼일이 나왔다. 주사위를 그 곳 말로는 불이라고 하였다.

 

 8  날이 정해지자 하만이 아하스에로스왕 앞에 나아가 말했다. "이 나라 백성들 가운데는 남과 섞이지 않는 한 민족이 각 지방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그 민족의 법은 어떤 민족의 법과도 달라서 임금님의 법마저도 지키지 않으니 도저히 그대로 둘 수가 없습니다.

 

 9  임금님께서만 좋으시다면, 그들을 멸하라는 영을 내려 주십시오. 그렇게만 하신다면, 신은 은화 일만 달란트를 달아서 재산 관리인에게 넘겨 내탕고에 넣도록 하겠습니다.

 

10  왕은 인장반지를 뽑아, 유다인을 박해하려는 아각 사람 함다다의 아들 하만에게 주며

 

11  일렀다. "돈은 그대가 차지하여라. 그리고 그 민족은 그대 손에 넘길 터이니 좋도록 처리하여라."

12  정월 십 삼일에 하만은 왕의 비서관들을 불러 왕의 제후들과 각 지방 총독들과 각 민족 수령들에게 보내는 칙서를 받아 쓰게 하였다. 그리고 거기에 아하스에로스왕의 이름으로 서명하고 왕의 인장반지로 인봉한 다음,

 

13  보발꾼을 시켜 전국 각 지방에 발송하였다. 그 내용은 십 이월, 곧 아달월 십 삼일 하루 동안에 유다인은 젊은이, 늙은이, 어린이, 여자 할 것 없이 다 죽여 버리고 사유재산을 몰수한다는 것이었다.

 

14  그리고 각 지방에 법령으로 선포될 이 문서의 사본을 모든 민족에게 공포하여 그 날에 대비하게 하였다.

 

15  보발꾼들은 왕명을 받고 급히 흩어져 갔다. 이 법령은 수사성에도 나붙어 온 수사성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한편 왕은 하만과 함께 잔치를 차려 먹고 있었다.

 

 

* 에스델서는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파멸의 위험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섭리하신다는 것을 주제로 한 미드라쉬 작품입니다. 페르샤 제국에 남아 있던 유다인들이 한 고관의 음모로 멸망의 위기에 빠졌을 때, 에스델이라는 이스라엘 여성의 힘으로 구원된다는 내용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최후의 싸움인 야훼의 날을 알리고 있으며 승리를 거두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라는 묵시록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또한 유배에서 귀환한 이후에 예루살렘에서 행하고 있던 "부림축제"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한 설화라고도 합니다. 여기서 묘사된 애국심, 폭력을 폭력으로 갚는 것 등은 신약의 복음정신과 거리가 먼 이야기입니다.

에스델서를 읽으면 우리는 당신의 백성을 돌보시는 하느님의 섭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려고 노력할 때, 그저 우연히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으며 모두가 하느님의 섭리와 배려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기억하며 감추어진 그분의 뜻과 계획을 알아보려고 깨어 노력해야 하며, 그분의 섭리와 능력에 우리의 모든 미래를 내맡겨드려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려는 모르드개를 처음에는 걱정하다가 나중에는 앙심을 품고 하만에게 고발하였던 동료들처럼, 우리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려고 할 때 오히려 바로 내 곁에서 나와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나를 배신하는 아픔을 참고 이겨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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