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위령 성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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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희 [adrong] 쪽지 캡슐

1999-11-02 ㅣ No.853

성녀  마더 데레사에게 어떤 기자가 질문을  했다고 한다..

"당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그러자 그녀가 대답하기를,

"아뇨, 당신은 사랑하는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두렵습니까?

내가 죽으면 하는님과 내가 그동안 돌보았던 고아들  그 밖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 무엇이 두렵습니까? 오히려 나는 그 순간이 간절히 기다려 집니다."

누가 나에게 데레사 성녀에게 한 것과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대답을 할 것인가?

아무리 생각을 해 보아도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다라는 대답은 안 나올 것 같다.

올바른 신앙인은 모든 것을 하는님께 맡기고 두려운 생각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까지도.........

그러나, 나는 아직도 두려운 것이 너무나 많다 아니, 세상사는데 모든 것이 두려움 투성이다.

내 아이들이 잘못될까 두렵고, 나의 가족이 죽을병에 걸릴까도 두렵고, 한 밤중에

전화벨이라도 울릴라치면, 혹시라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불상사를 당한 것이 아닌가도,

두렵다.       한 마디로 한심스런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신앙인은 아니었지만, 위암 4기의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도,조금도 두려움없이  본인의

생활을 정리하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으신 시어머니가 생각난다.

환갑도 안 된 나이에 3개월의 사형선고를 받으시고 슬픔에 잠긴 가족들을 오히려 위로하며,

특별히 맏 며느리인 나에게는 앞으로 어떻게 집안의 대 소사를 이끌어 갈 것인지를

차근 차근 가르쳐 주시던 그 분의 모습은 신앙 새내기였던 나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20여년 신앙생활을 했다는 내가 그렇게  죽음을  담담히 맞을 수 있을까?

믿는 자에게 죽음은 영광이요, 부활이고 믿지않는 자에게 죽음은 절망이고 패배라고

그리스도 교리는 말을 하고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과연 죽음은 그렇게

초연한 문제인지............

11월은 위령성월이다.

죽음은 항상 멀리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가까이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며,

지금은 천국에서 이 한심한 며는리를 내려다보고 계실  시어머님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

편안히  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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