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성당 게시판

하느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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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연 [sun] 쪽지 캡슐

2000-05-16 ㅣ No.2503

너무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것 같네요.

오늘은 스승의 날 이었습니다. 버르장 머리 없는 저는 저의 스승님을 찾아가지도 그다지 크게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받기만 한것 같아 너무 죄송스럽네요.....

 

제가 일하는 곳에 제가 참 예뻐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이름은 ’용희’라고 해요. 이제 초등학교 4학년 남학생이예요.

자폐장애 아동인데 그중에서도 좀 심한 편이죠. 고집이 무척 세고, 무엇이든 자신의 뜻대로 안되면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구르고, 더 화가나면 자신의 손등을 피가 나게 물어 뜯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물기도 하고 멍들게 꼬집기, 자국나게 할퀴기는 전공이죠...

우리 학원에서 용희에게 안당한 애가 없을 정도이고 선생님들도 물론이예요. 저도 그곳 선생님들 중의 하나이니 예외는 아니겠죠? 작년에 옆에 학교에 둘이서 산책을 나갔다가 용희가 연못에 뛰어들려고 해서 못하게 막으니까 화가 나서 또 특기를 발휘하더라구요. 학교 운동장에서 괴성을 지르는 용희와 머리채 붙들고 한바탕 싸움을 하기도 했습니다. 운동장에서 축구하던 초등학생들이 구경하더라구요......

애들이 얼마나 힘이 센지 모르실꺼예요. 거의가 다 저보다 힘이 세요. 덩치들도 크고..

어쨌거나 용희는 우리 학원에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이이들중에 하나이죠..

근데 얼굴은 마치 천사같이 생겼어요..예쁘게 ’쪽’소리 내서 뽀뽀하기가 예쁨 받는 주무기.

뽀뽀 받고 깔깔 거리면서 웃으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아~~~~!!! 용희 소개는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구요..

제가 하려는 얘기는 이제부터예요.

용희는 ’밀알학교 4학년 학생이예요’ 잘 모르시겠지만 특수학교 중에서도 이런 정신지체 또는 자폐아동들만 다니는 특수학교가 몇군데 있답니다. 밀알학교는 그중 한 학교이고요.

이 이이들은 선생님과 부모님믈이 늘 의사소통을 해야하기때문에 모두 알림장을 꼭 가지고 다닙니다. 거기엔 선생님의 알림사항과 부모님의 답변 또는 대화내용들이 적혀 있습니다.

그 중간단계에 있는 저희 사설기관에서도 그 알림장을 보고 아이의 오늘 상태와 특이사항 학교행사들을 파악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간혹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주고 받은 대화내용들이 있는데 용희 어머니나 용희 담임 선생님이나 모두 대화내용을 많이 적으시는 편이예요.며칠전 용희의 담임 선생님이 용희 엄마에게 쓰는 알림장을 보고 참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주로 어머님 힘내시라는 내용이였고 제가 감동을 받은 얘기는 이거죠.

아마도 용희가 짜증을 부리다가 선생님을 할퀴어서 상처가 많이 남았나 봅니다.

선생님은 그 용희가 낸 상처를 보면 많이 속상하지만 다시 용희가 와서 웃고 안기고 뽀뽀하는걸 보면 또다시 너무나 사랑스럽다구요...

아마도 이런게 하느님의 사랑이 아닌가 싶다구...

사람들이 늘 하느님께 지울수 조차 없는 아픔과 상처를 남기지만 그래도 늘 우리를 미워하지 않으시고 다시 사랑해주신다구요...

오늘 용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느껴본다구....

참 감사하다구...

.................

정말 많을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저도 꼭 그런 선생님 같은 분이 되고 싶네요...

힘믈고 아플수록 하느님의 사랑을 더 느끼고 감사할수 있는....

 

요즘 많은 분들(저와 가깝운 분이든 아니든)이 힘들어 하시네요...

일 때문에, 사랑 때문에, 관계 때문에 등등.....

그 모든것이 혹시 하느님의 사랑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에게 ’사랑한다’ 말씀하실려고  시련 주시는것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매일 매일이 쉽지 않은 저도 그분의 사랑한다는 음성에 한번 귀기울여 보려 합니다.

분명 들을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을 감히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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