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죄인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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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자 [noans] 쪽지 캡슐

1999-11-28 ㅣ No.854

어느 죄인의 변명

 

     날마다 동터오듯 부드러운 사랑으로 오시는 주님께서는 늘 내편이시라며, 그래서 사랑한다면서 하루라도 미사 참례를 안 하면 발바닥에 가시라도 돋을 새라 주님을 향한 나의 삶은 기쁘고 감사하는 나날들 속에서 본능적인 내리 사랑 외에는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은 저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인 두 아들을 키우면서 ’너희를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다 하리라’는 마음과 그러나 ’너희에게 거는 희망만은 절대로 버리지 못하리라’는 꾀(이기심)의 아리러니 속에 살면서 ’무엇이나 하리라’는 생각도 내 맘이요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내 맘대로 정해 놓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은 사람 키우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내 맘대로 안될때마다  감정의 노예가 되어 반복된 실수의 연속에 넘어지고 자빠지기를 수 없이 반복한 만큼 이틀이 멀다고 다시 일으켜 주시는 그분의 사랑의 타성에 젖어 살아온 삶이었거늘  오늘따라 주님 앞에 "저는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요? 한탄하면서 울부짖는 저의 몰골이 너무나 부끄러워 숨고 싶지만 주님께서 아니 계신 곳 어디 시며 아니 보이실 곳이 어디이겠습니까?  가슴 찢으며 처절하게 통회하는 못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저를 내치지 마옵소서~~ "라고 기도하는 마음 깊어질 때 마음으로부터 들려오는 사랑의 소리 "이 교만한 것아! 네가 나인 줄로 착각하지 말아라.  너는 나를 향하여 오고 있을 뿐인데 어찌 넘어지고 자빠지지 않으면 사람이라 하겠느냐? 너는 먼지이거늘 바람불면 날아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을 것이며 흔적도 없이 사라져도 할 말이 없을진데 어서 일어나  네가 해야 할 일을 다시 시작하여라. 넘어져 주저앉은 너의 모습은 어둠을 향함이니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이며 네가 다시 일어나 시작하는 모습은 빛을 향한 아름다운 생명의 날개짖 이느니라 .  또한 `남을 죄짓게 하는 자는 참으로 불행하다`(루가 17,1)고 내가 말하였거늘 네가 죄지은 것이 어찌 너만의 탓이겠느냐?

    사랑에 갈증을 느끼고 목말라 하는 자들에게 그들 편에 서서 네가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해하며 배려함이 나의 향기를 풍기는 일이며 나에게 사랑 받을 일이며 너의 희망이 채워져 가면서 네가 행복해 지는 것 이것은 빛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니라"

 

    주님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람을 키우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은  `당신의 말씀이 묻어나는 사랑의 삶’이요. 그래야 만이 변할 수 있으며 나를 죽이고 상대방을 살리는 일은 가장 작고 가까운 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그럴 수 있도록 주님! 저에게 끊임없이 구체적인 삶의 지혜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게 하시고 지혜의 실천이 삶이게 하소서.

    어항에 가라앉은 모래알을 씻듯이 내안의 찌꺼기를 깨끗이 씻는 대림시기가 되고 새천년 대희년을 시작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말씀을 믿고 실천하는 것이 구체적인 삶으로 뿌리내려 신앙과 실생활의 하나됨이 어색하지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곳곳에 뿌리 박힌 아집과 이기심과 그릇된 타성들을 순화하게 하소서. 아멘.

    신부님 선물에 뿅간 정아녜스올림

     

    - 선물은 사람을 솔직하고 용감하게 하며 뇌물은 세상을 어지럽게한다.-

(라스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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