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아주 많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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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4-06-28 ㅣ No.5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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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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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리 신부님의 영명축일이었지요.

좀 더 기쁘게 해 드리지 못한 것이 많이 마음에 걸립니다.

사실 고향에서 단오절의 마지막 날에 개최되는

우리 모교 강릉농공고와 강릉제일고간 수십년간 이어온 라이벌 정기축구경기 때문에

동창회에서 주요 책임을 맡고 있는 직책인지라 그 소임을 다하고자,

 

 

6월 26일 아침 새벽 버스를 3대 고향으로 보내고 또 저는 저녁에 있을 친지결혼식

관계로 정신이 없었습니다.

"고향으로 가자!"라고 떠들면서 그간 행사계획을 수립한 넘이 내 자신이면서도

정작 참가도 못할 처지가 되어 몹시 양심에 걸렸습니다.

 

 

친지의 결혼식 피로연은 갑짜기 이루어졌지요.

혼배미사를 젊은이들이 자기들만 해놓고는

'떡허니 6월 26일 밤에 피로연'을 한다고 통보해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특히 멀리 해외에서까지 축하객이 참석하는 자리였으나,

저는 맡은바 임무 때문에 야간 늦은 시각에라도 고향 대관령 고개를 넘으려고 억지를 썼답니다.

왜냐하면, 비록 야간에 개최되는 ‘농상전 축구경기’는 관람하지 못하드라도

서울서 귀향한 동료들 130명과 대관령 휴양림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자리에서 만나기로 했으니깐요.

익일 아침에는 대관령에서 모두가 단체로 등산도 하면서...

결국 그것도 온 가족들의 만류로 인하여 포기하곤,

멀리 지방과 해외에서 결혼식 하객으로 몰려온 친지들과 밤을 세워 酒님만 모셨습니다.

익일 아침에는 친지들과 우리 본당에서 미시를 드리곤,

그들의 기쁨조 노릇을 할 수 밖에 없어서

신부님의 영명 축일임에도 불구하고 겨우 눈도장만 찍는 큰 우를 범했습니다.

어떻든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행사장에 소주 몇 박스만 기증한 것으로 때울려고 했던 이 못난 넘을 용서하세요.

영명축일 행사의 음식물의 준비가 다소 빈약한 것 같아서

수산중앙회 소속의 횟집을 출동 시키는 등 일만 저질러 놓고 마무리도 못하고...

누만 키쳐 드린 점도 송구스럽기만 합니다.

특히 순간적으로 김희겸 안드레아 형제님을 생각 못한 것도 저의 큰 실책입니다.

앞으로는 절대 천방지축 날뛰지 않을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쥐뿔도 아닌 넘이 주제도 모르고...

흑~흑~흑~

아침에 얼굴만 삐쭉 보이다가 ‘결혼식 하객의 손님들을 전부 귀향’ 시키곤,

오후 3시나 되어서 다시 부지런히 성당으로 올라갔으나 거의 끝 물이었습니다.

몇점 남아있는 횟깜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제2부 행사를 꼬디킨 것도

저의 또다른 잘못입니다.

늦은 밤에까지 열창 노래방을 울린 이 한심이를 부디 용서하세요.

어젯밤 늦은 시각까지 함께 하여주신 총구역장님과 동료구역장님

그리고 사목위원님들께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늘 억지와 떼를 부려도 순수히 받아 주신 넓은 아량의 여러 선배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서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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