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수종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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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후에 가까운 남양주의 운길산을 갔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기에 힘도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봄 날씨가 완연한 날 오후에, 산 입구에서, 김치만두와 동동주 몇 잔, 시원한 동치미국수 한 그릇을 먹고 나서 천천히 올라가는 산행길은 뱃속만큼이나 여유있고, 저 밑으로 보이는 북한강 물길같이 한가로왔습니다.
많이 풀린 날씨에, 산 길이 조금 질척거렸기에, 큰 산길을 피해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길 옆, 숲속의 오솔길로 들어서니 마른 낙옆이 깔려 있고, 낮게 뻗은 잔 나무 가지를 헤치며 올라가는 것이 절을 찾는 사람들의 차량 소음과 먼지도 없기에, 힘은 좀 더 들었지만, 참 좋았습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산들과, 저 멀리, 밑으로 보이는 북한강과 팔당호가 기분을 상쾌하게 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들린 자그마한 절, 수종사에서, 찻방에 들어서서, 은은히 불경읽는 음악을 들으며, 녹차를 마시며 산자락과 호수를 바라보니, 시 한수가 절로 나올것만 같은 분위기 였습니다.
그리 멀지도 않고, 힘들지도 않는 곳에 한동안을 쉬어 올 수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가끔은, 그런 곳을 찾아 다니며, 마음을 가다듬고,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저에게는 또 하나의 행복입니다. 틈틈히, 신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자연을, 온전히 느끼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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