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2주일(나해) 마르 7,1-8.14-15.21-23; ’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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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8-04 ㅣ No.4761

연중 제22주일(나해) 마르 7,1-8.14-15.21-23; ’21/08/29

 

 

 

 

 

 

 제가 5년 전에, 수색 본당에 발령을 받고 본당사를 살펴보면서, 11대 본당 주임사제이셨던 임충신 신부님께서 이 본당에서 7년 동안 봉직하셨던 역사를 발견하고는, ‘과연 뭐가 임 신부님을 이 본당에서 7년이나 재직하도록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상 제가 살면서 보니까, 처음엔 잘 몰랐는데 시간이 갈수록 신자들이 새록새록 정이 드는데, ‘, 내가 정말 신자들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처음 부임했을 때는 여기저기 아프고 육체적으로 다소 힘든 상황이었는데, 여기 와서 신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살다 보니까 많이 좋아졌습니다. 수색 성당에 와서 새삼 느끼고 확인한 사실은 사랑받으면 행복해지고 건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수색 성당에 와서 특히 사목협의회원들과 구역반장님들과 단체장님들 및 봉사자분들과 신자 여러분들의 사랑을 담뿍담뿍 받아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부당한 죄인인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여러 가지로 불편하셨을 텐데 한마디 불평도 없이 묵묵히 저를 도와주신 함승수 세례자 요한 신부님과 수녀님들과 직원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루살렘에서 온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예수님께 몰려왔다가, 예수님의 제자 몇 사람이 더러운 손으로, 곧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보게 됩니다. 당시 유다인은 바리사이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조상들의 전통을 지켜, 한 움큼의 물로 손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으며, 장터에서 돌아온 뒤에 몸을 씻지 않고서는 음식을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예수님께 따져 묻습니다.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더러운 손으로 음식을 먹습니까?”(마르 7,5)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을 향한 진실한 믿음의 마음은 없으면서, 겉으로 남들이 보는 앞에서만 성실히 믿는 척 시늉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위선을 지적하십니다. “이사야가 너희 위선자들을 두고 옳게 예언하였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6) 그러한 행태는 아버지 하느님을 진실한 자세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만든 종교 제도와 규정에 따라 사람을 재단하고 평가하며, 사람들을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다.”(7-8)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에게 실제로 사람들을 깨끗하고 거룩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14-15) 사람을 더럽히고 나쁜 짓을 하게 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속에서 품은 생각입니다.

 

악마는 사람의 마음속에 스며들어가 세상에 보이는 모든 것들, 특별히 재물을 많이 가지고 높은 자리에 올라선 사람이 좋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도록 충동질합니다. 그래서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들은 자신도 그것을 간직하게 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는 허상을 마음 한구석에 드러나지 않게 숨기듯 품게 됩니다.

 

악마는 하느님께서 심어 주신 인간 생명의 가치와 아버지 하느님께서 일러주신 거룩한 인격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이 거룩하게 되기까지 오래 걸리고 거룩하게 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겪어야 하는 고통의 의미와 과정을 피하도록 꾑니다. 악마는 인간 완성과 구원에 이르기까지 인간 스스로 부단히 땀 흘려 성취해야 하는 길을 피하면서도, 그 자리를 취함으로써 거룩하고 행복할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허상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악마는 우리에게 외적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내용이 없는 허상을, 차지하기는 하였지만 스스로 땀 흘려 성취한 것이 아니어서 불완전한, 자기 것이 아니어서 언제 빼앗길 줄 몰라 불안한 가짜 행복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가짜 행복은 사람을 결국 파멸에 이르게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악마가 심어 놓는 그런 나쁜 생각이 사람에게 나쁜 행동을 하도록 하여 나쁜 사람처럼 비추게 만든다고 하십니다. “안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21-23)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사람을 처음 만드실 때 우리 인간 각자의 마음속에 심어 놓으신 거룩하고 구원에 이르는 길을 걷고자 하는 마음을 놓은 마음이라고 일컬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자신의 이득과 탐욕을 버리면서 너와 내가 함께 이룩해야만 이루어지는 구원의 신비를 향한 자기 희생과 봉사를 통한 거룩한 길을 걸으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악마는 예수님께서 제시하시는 거룩한 길을 향한 좋은 방법 대신, 힘들게 땀 흘려 이룩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눈에 좋아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것을, 마치 물건을 사면 그 물건의 효용도 자신의 것이 되는 것처럼, 갖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차지하기만 하면, 그에 따른 행복과 구원도 곁들여 오는 것처럼 여기도록 현혹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마음과 시도를 나쁜 마음이라고 지적하십니다.

 

우리는 각자 스스로의 인간 완성과 행복이라는 구원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비록 겉으로는 고통스럽고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이는 예수님께서 일러주시는 좋은 마음과 겉으로는 화려하고 이득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 악마가 유혹하는 나쁜 마음 중에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어느 길이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고, 어느 길이 파멸을 가져다주는 것인지 늘 식별해야 합니다. 우리가 구원에 이르도록 기다리고 계시며 우리가 능히 그 길을 걸어갈 힘을 주시며 우리를 이끄시는 성령께 의탁하여, 성령의 도우심으로,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 예수님께서 비춰 주시고 이르시는 길을 겸허하고 충실히 걸어, 아버지 하느님께 다다르도록 합시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른다는 그 자체로 거룩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른다고 해서, 결코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거나 죄를 짓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른다고 해서 현실에서 그 말씀을 매번 정확하고 충분하게 이룬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보다도 명확히 압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다가 넘어지고 쓰러져도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나무라시거나 탓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일으켜 세우시어 우리 몸에 묻은 먼지를 다 털어 주시고, 우리 무릎이 까져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주시며 치료해 주시어,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신다는 사실을 잘 알고 또 그렇게 믿기에 주님과 함께 이 길을 걸어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앞에 서서 우리를 이끌어 주시고 우리와 함께 걸어주시며 우리 뒤에서 우리를 밀어주시는 주 예수님이 계시기에, 비록 주님 앞에 당당히 나서기에는 부끄럽고 송구스럽지만, 주님께서 몸소 우리를 통해 이루시는 일이기에, 주님께 나를 기꺼이 내어 맡겨 드리고, 나를 통해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시도록 주님 구원의 도구로 봉헌합니다.

 

사랑하는 수색 예수성심 성당 신자 여러분, 사랑합니다.

저는 지난 820일자 서울대교구 사제 인사발령으로 등촌3동 성당으로 이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과 축복을 가득히 받으셔서, 주님 사랑 안에서 행복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 많으신 여러분 모두, 새로 부임하시는 천사 같은 홍상표 바오로 신부님과 함승수 세례자 요한 신부님과 함께 주님 보시기에 좋은 공동체를 이루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주님의 불충한 종인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

 

천국에서 우리 모두 한 사람도 빠짐 없이 다시 만납시다!!!

 

여러분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그 말씀에는 여러분의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습니다.”(야고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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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일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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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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