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운동회 有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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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성 [hain716] 쪽지 캡슐

2002-10-07 ㅣ No.4395

예수님 찬미!

 

"본당의 화합과 일치를 위한 가을 운동회를

     무사히 치르게해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가을 운동회를 위해 기도하고 애쓰신

     본당의 모든 신자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수고들 하셨습니다."

 

홈페이지를 여는 순간 눈에 들어온 본당 말씀이다.

2002년도의 운동회는 참으로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일주일 전에 날기예보를 들으면서부터 시작된 걱정

근심이 마치 기적과도 같이 싸~악 사라진 기분이다

 

구역장님을 위시한 모든 봉사자의 열성과 정성스런

준비 덕분에 자연을 주관하시는 아버지께서도 감복

하셨는지 날씨더러 명령을 내리셔각꼬 걍 끝여라고

하시지 않으셨다면 어찌 날씨가 이리 좋아졌겠는가

 

남녀노소가 한테 어우러진 모습들! 이곳이 바로 걍

하늘 나라요 천국이 아니라고 할 이가 있을까 싶다

오래칸만에 어른 아이나 된 듯이 걍 먹고 마시었다

그리고 기적같이 개이는 날씨와 분위기에 도취해서

정신없이 걍 뛰고 놀면서 천국을 맘껏 누려 버렸다

 

본부석 뒤엘 보니 일명 <고문관 전용 자리>가 오붓

하게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어허~ 이게 왠떡

인지 싶어각꼬 점잖게 눌러 앉아서 한 잔 읊으셨다

안주꺼리가 푸짐하도록 연신 조달해 내시는 꾀꼬리

단장님! 쐐주가 떨어졌다니까 귀신같이도 내놓신다

 

좌우지간 쐐주 금지구역임에도 여기 저기의 자리엔

여지없이 쐐주가 눈치봐감시롱 좌중의 흥을 돋군다

본부석 너머 前 회장님이 철부지가 되어 노시는 모

습에 "아이고 여기 걍 눌러 앉아 있다간 참말로 걍

<고문관 되겠다> 싶어 일어나서 동무들과 어울렸다

 

우리 군단장님께옵서 로비한답시고 진행자님께 봉투

하나를 내미시곤 잽싸게 돌아서는 모습이 참 좋았다

우승 일등은 받아논 밥상이지 않나 싶었었는데 뭔가

심상찮아 보여각꼬 "아까 봉투 받았잖습니까?" 하고

거시기하러 나갔더니 주위에서 기를 쓰고 말리는 바

람에 도로아미타불이 되어 걍 작파하고 말아 삐맀다

 

결과는 1등도 2등도 아닌 3등! 우리 다음에는 4등도

하나 더 있으니 그나마 위안이 되었지만, 한편으론

차라리 "4등을 할 것을~" 하고 후해가 막심했었다

하늘 나라에서는 꼴찌가 첫찌가 된다카셨잖은가

 

이런 저런 생각에 술 한 잔 기울임시롱

콧노래로 시 한 수 읊으면서 손주의

손 잡고 각시가 있는 집을 향했다

"오늘은 어째 코가 멀쩡하우?"

"응~ 酒가 떨어졌데~"

"차~암 별일이네~"

"머~얼~?

걍 그럴 날도 있는 거 아냐~?"

"참새가 방앗간을 걸르시다니~ 차~암 별일이네~"

"됐어 고만하셔~ 자꾸만 약올리면 이 참새가 방앗간을 찾아 나설 지 모르니깐!"

 

또마납씨다~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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