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사슴 - 노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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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건기 [jamesbae] 쪽지 캡슐

2000-09-09 ㅣ No.829

노천명(盧天命, 1912-1957)

 

황해도 장연(長淵)출생. 이화여전 영문과 졸업.

1935년을 전후하여 모윤숙 등과 함께 ’시원(詩苑)’ 동인으로 등단.

중외일보 학예부 기자, 잡지 ’여성’ 의 기자를 역임.

’극예술 연구회’의 신극 운동에도 참가했다.

한때 보성 전문 교수 김광진(金光鎭)과 알고 지냈으나

결혼에는 이르지 못한 채 독신 생활로 생을 마쳤다.

시집에 <산호림> <창변> <별을 쳐다보여> <사슴의 노래> 등 이 있고, 수필집 <산딸기>, 소설 <사월이> 등이 있다.

사슴과 고독과 오월의 시인으로 불리는 노천명의 시는 대체로 두 경향으로 나눌 수가 있는 데,

여기에 실린 ’푸른 오월’ ’사슴’ 등 청순한 감성의 시가 그 하나요,

또 하나는 ’남사당’ ’장날’ 등 그가 어렸을 때 겪은

삶의 모습을 시 속에 포착한 일종의 풍속시들이다.

그리고 경향의 시들 속에 그의 시적 재능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사 슴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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