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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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7-15 ㅣ No.5468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23/08/03

 

우리 말에 고리타분하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는 그 표현의 뜻을 냄새가 신선하지 못하고 역겹게 고리다.’하는 짓이나 성미, 분위기 따위가 새롭지 못하고 답답하다.’라고 풀이합니다. 우리도 옛날 이야기를 하거나 잔소리를 하는 사람을 보면, ‘꼰대등으로 비꼬기도 하며, 옛날 가르침이랄 수 있는 전통적인 계명과 예의, 문화 풍습 등을 안 좋게 여기면서 하루빨리 버리고 싶어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하늘 나라와 세상 종말에 대해 비유로 말씀하신 다음에,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마태 13,52) 라고 하시면서 말씀을 마치십니다.

 

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옛것은 무엇이고 새것은 무엇일까?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잘 알듯이, 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의 도전과 시비를 받으셨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율법주의를 비판하고 비난하시면서도, 율법 자체를 뭐라고 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율법을 토라라고 해서 하느님께 가는 길이라고 여기는 유다인들에게, “율법에서 한 획이 빠지는 것보다 하늘과 땅이 사라지는 것이 더 쉽다.”(루카 16,17 공동번역 "하늘과 땅은 사라져도 율법은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시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마태오 복음에서는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마태 5,19)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새로운 가르침을 이야기 하실 때, “‘OO라고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마태 5,21.27.31.33.38.43)라고 전제를 하시면서 구약의 율법과 관습법을 예로 드셨습니다. 그러고 곧바로 이어서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마태 5,22.28.32.34.39.44)라고 주님 말씀의 서두를 여셨습니다. 이러한 학습법은 구약을 단절하는 것 같으면서도, 구약의 가르침에 이어 주님의 새로운 가르침을 마치 예수님 당대의 상황에 맞춰 수정이라도 하듯이 첨가하시면서 가르치십니다.

 

요한 복음은 구약의 율법과 신약의 은총과 진리의 관계에 대하여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요한 1,17)라고 제시합니다. 사도 성 바로로도 갈라티아인들에게 사실 모든 율법은 한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 하신 계명입니다.”(갈라 5,14)라고 말하면서, 율법의 핵심을 가르칩니다. 우리 교회도 유다교의 구약성경과 십게명을 그 정신에 맞춰 가져다 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약을 구약의 완성이라고 말합니다. 구약에 나오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여러 사건과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느님을 찾고 섬겼는지, 또 신약에 와서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모든 계명들과 가르침들을 어떻게 완성하셨는지를 기억하면서 오늘을 살아갑시다.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모든 노력과 열정을 불사르시면서 마침내 인간의 죗값으로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에서 내놓으시면서까지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자기 희생의 제사를 바치시는 예수님의 정신을 본받아,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15,12.17)는 가르침을 살아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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