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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1장 1절- 2절 2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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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sjs88] 쪽지 캡슐

2003-04-12 ㅣ No.377

     애     가

 

첫째 애가

 

1    아, 그렇듯 붐비던 더성이

      이렇게 쓸쓸해지다니.

      예전에는 천하를 시녀처럼 그느리더니,

      이제는 과부 신세가 되었구나.

      열방이 여왕처럼 우러르더니

      이제는 계집종 신세가 되었구나.

      밤만 되면 서러워 목놓아 울고,

      흐르는 눈물은 끝이 없구나.

      사라을 속삭이던 여인들조차 위로하여 주지 않고

      벗들마저 원수가 되어 등돌리는구나.

      유다는 욕보면서 살아 오다가

      끝내 잡혀 가 종살이하게 되었구나.

      이 나라 저 나라에 얹혀 살자면

      어디인들 마음 붙일 곳이 있으랴.

      이리저리 쫓기다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

      뒷덜미를 잡힌 꼴이 되었구나.

      시온으로 오가는 길목에는 순례자의 발길이 끊어지고,

      들리는 것은 통곡소리뿐이구나.

      아, 시온이 이렇게도 처량하게 되다니,

      야훼께  거스르기만 하던 시온,

      정녕 죄를 받고 말았구나.

      시온의 원수들이 득세하여

      이제 닥치는 대로 어린것들마저 끌어 가는구나.

      수도 시온의 영화는 여디로 갔는가.

      지도자들은 목장을 잃은 염소처럼 떠돌며

      원수에게 맥없이 끌려 가고 말았구나.

      예루살렘이 어찌 잊을 것인가?

      백성이 원수의 손아귀에 들었는데도,

      아무도 도와 줄 이 없어

      적은 좋아라고 비웃기만 하였다.

      예루살렘, 그토록 죄를 짓던 예루살렘이

      끝내 개짐처럼 되었구나.

      일찌기 떠받들던 자들도

      이젠 그 벌거숭이 모습이 역겨워 눈살을 찡그리고,

      예루사렘은 한숨 지으며 쩔쩔매는구나.

      치맛자락에 묻는 몸엣것이 부끄러워

      "이렇게 될 줄이야!’ 하고 제 자리에 주저앉아도

      위로해 주는 이 하나 없구나.

 

      야훼여, 이 비참한 모습을 보십시오.

      운수가 우쭐대는 꼴을 보십시오.

      이 백성이 알뜰히 아끼던 것은

      운수가 모조리 손아귀에 넣었읍니다.

      주의 성역에 들여 놓지 말라고 하신 오랑캐들이

      성소에까지 밀어닥치는 꼴을 보았읍니다.

      모든 백성이 신음하며

      밥을 구걸하는 신세가 되었읍니다.

      패물을 먹을 것으로 바꾸며

      겨우 입에 풀이칠이나 하는 신세가 되었읍니다.

      야훼여, 이 비천한 몸을 보살펴 주십시오.

 

      길 가는 나그네들이여, 나를 보시오.

      야훼께서 노여움을 터뜨려 나를 내려치시던 날 겪던

      그런 고새이 또 어지 있겠소?

      높은 데서 내려 쏘신 그의 불화살이

      뼈 속에 박혔다오.

      그가 치신 올가미에 발이 걸려

      나동그라져

      박살나고 결딴나 버렸다오.

      죄를 지었다고 하여

      주께서 지우신 멍에가 어찌나 무거운지 그만 지쳐 버렸다오.

      주는 나를 옴짝도 못하게 죄의 사슬에 얽어매 놓으셨다오.

      주는 적군을 불러 들여 나의 군대를 쳐부수고,

      이 성에서 나의 용사들을 몰아 내셨다오.

      이런 일을 당하고도 나 어찌 통곡하지 않으리오.

      눈물을 쏟지 않으리오.

      나를 위로하며 되살려 줄 이는

      가까이 얼씬도 않는구료.

      원수가 어찌나 억센지

      내 아들들은 결딴나고 말았다오.

      시온이 아무리 손을 내저어도

      잡아 줄 이가 없구료.

      야훼께서도 원수더러 야곱을 에워 치라 하셨으니,

      예루살렘으 개짐으로만 보일 것이오.

      그렇다고 야훼께 무슨 잘못이 있겠소.

      내가 그의 말씀을 거스런 탓이오.

      열방은 구담아 들어 주시오.

      이 고생하는 모양을 보아 주시오.

      아 나라 처녀 총각들은 모두 잡혀 가고 말았다오.

      옛 애인들은 불러 보았지만

      모두들 고개를 돌렸다오.

      사제나 장로들은 목숨이나 이으려고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성 안에서 모두 숨졌다오.

 

      야훼여, 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아 주십시오.

      애가 타고 가슴이 미어지는 듯합니다.

      야훼를 거스르던 몸이라,

      밖에서는 자식이 칼에나 맞아 죽는 꼴을 보고,

      안에서는 혈육이 앓아 죽는 꼴을 봅니다.

      위로해 주는 이 하나 없는

      이 몸의 신음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바로 주께서 내리신 재난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그것이 당신께서 내리신 것임을 알고는,

      좋아라 웃어대는 원수들,

      주께서 말씀하신 날이 어서 와서

      그들도 저와 같은 꼴이 되게 해 주십시오.

      이 몸이 죄가 많아 주께 벌을 받았으나,

      그들도 주께 거스르는 짓을 했으니,

      똑같은  벌을 내려 주십시오.

      끝없는 이 한숨소리,

      심장이  다 멎을 듯합니다.

 

 

둘째 애가

 

2    아, 나의 주께서 노여움을 터뜨리시어

      수도 시온을 먹구름으로 덮으셨구나.

      진노하시던 그 날,

      당신의 발판은 안중에도 없으셨고,

      이스라엘의 영광을

      하늘에서 땅으로 내던지셨다.

      나의 주께서 야곱의 보금자리를 모두 사정없이 허무셨고,

      진노하시어 유다 수도의 성채들을 쳐부수시고,

      통치자와  신하들을 욕보이셨다.

      크게 진노하시어

      원수를 치는 대신 오른손으로

      이스라엘의 뿔을 모조리 꺾으셨다.

      타오르는 불길로 야곱을 사르시니,

      가는 곳마다 잿더미로구나.

      나의 주께서 원수인 양 적수인 양

      화살을 메워 쏘아대셔서

      끼끗한 사람들을 다 죽이셨다.

      수도 시온의 장막에불길 같은 노여움을 쏟으셨다.

      나의 주께서 원수인 양 이스라엘을 삼키셨다.

      망대를 돌아 가며 허부시고 성채를 다 헐으시어,

      유다의 수도에서는 들리는 것을 신음소리, 한숨소리뿐이구나.

      당신께서는 도둑떼처럼 오두막을 허무시고,

      순례절마다 모이는 자리를 결딴내셨다.

      시온에 축제와 안식일이 언제 있었던가.

      기억에서마저 사라지게 하셨다.

      진노하시어 왕도 사제도 버리셨다.

      주께서는 당신의 제단이 보기 싫어 성소를 버리셨구나.

      높다란 성벽을 원수의 손에 내맡기셔서 허물게 하시니

      원수들이 야훼의 집에서 축제 때처럼 환성을 올리는구나.

      야훼께서도 수도 시온의 성곽을 허무시기로 작정하시고,

      순수 다림줄을 대시고 기어이 헐어 버리셨다.

      겹겹이 둘러 싼 성벽이 한꺼번에 무너지며

      울음소리 터져 나오는구나.

      빗장들이 부러지며 성문들이 내려 앉고,

      왕이나 고관들은 하느니의 법도 모르는 나라에 끌려 가며,

      예언자들은 야훼께 계시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수도 시온의 장로들은

      몸에 베옷을 걸치고 머리에 흙을 들쓰고,

      기가 막혀 말도 못하고 주저앉아  있으며

      예루살렘의 처녀들은 땅에 머리를 묻었다.

      내 백성의 수도가 이렇게 망하다니,

      울다 지쳐 눈앞이 아뜩하고

      애가 끊어지는 것 같구나.

      아이들, 젖먹이들이 성 안 길목에서 기절하는 모습을  보니,

      창자가 터져 땅에 쏟아지는 것 같구나.

      먹고 마실 것을 달라고 어미에게 조르다가,

      성 안 광장에서 부상병처럼 맥이 빠져

      어미 품에서 숨져 갔구나.

 

      수도 예루살렘아,

      짓밟힌 일 없던 수도 시온아,

      지금의 너 같은 처참한 꼴이 일찌기 없었는데,

      나 너를 어디다 비겨 위로해 주랴.

      네 상처가 바다처럼 벌어졌그늘,

      어느 누가 다스려 줄 것인가.

      네 예언자들이 환상을 보고 일러 준 말은

      얼마나 허황한 거짓말이었던가?

      네 죄를 밝혀 운명을 돌이켜 주어야 할 것을,

      허황한 거짓 예언만 늘어놓다니!

      지나가는 길손이 모두들 너를 보고 손가락질한다.

      수도 예루살렘을 보고 머리를 저으며 빈정거린다.

      "천하 일색이라 칭송이 자자하던 네가 고작 이 꼴아냐?"

      네 모든 원수들이 입을 벌리고 달려들어,

      "어서 집어 삼키세.

      기다라던 날이 왔구나.

      저 망하는 꼴을 보게."

      놀려대며 입맛을 다신다.

      야훼께서 벼르시던 일을 기어이 하셨다.

      일러 두셨던 이를 끝내 하시고 말았다.

      일찌기 선언하신 애도

      사정없이 너를 부수시었다.

      원수들의 뿔을 들어 올려

      우쭐거리게 하셨다.

      짓밟힌 일 없던 수도 시온아,

      참마음으로 주께 울부짖어라.

      밤낮으로 눈물을 강물같이 흘려라.

      조금도 마음을 놓지 말아라.

      야경 도는 처저녁부터

      일어나 울부짖어라.

      네 마음을 주 앞에 물붓듯이 쏟아라.

      길목에서 굶주려 숨져 가는 자식들을 살려 달라고

      손을 들어 빌어라.

 

      야훼여,

      보이지 않으십니까?

      주께서 이렇드스 누구를 괴럽히신 일이 있으십니까?

      어미가 제 속으로 난 성한 자식을 먹다니,

      차마 이럴 수가 있읍니까?

      사제와 예언자가 주의 성소에서 살육을 당하다니,

      이럴 수가 있읍니까?

      젊은이와 늙은이가 갈바닥에 쓰러졌읍니다.

      이 나라 처녀 총각들이 칼에 맞아 쓰러졌읍니다.

      그 날 주께서 진노하시어 죽이셨읍니다.

      사정없이 죽이셨읍니다.

      축제일에 사람을 불러 들이듯

      당신께서는 사방에서 제 원수를 불러 들이셨읍니다.

      주께서 진노하시던 날,

      한 사람도 몸을 빼어 살아 남지 못했읍니다.

      제가 낳아서 고이 기른 것들을

      원수들이 모두 잡아 죽였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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