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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야,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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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julli76] 쪽지 캡슐

2001-01-14 ㅣ No.2392

글: 정채봉

 

 

그는 항시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말하곤 했다.

’사랑은 나뉨이 아니라 일치이며 무엇으로도 가를 수 없는 것이다’고..

마침내 그는 사랑하는 그 사람의 집을 찾아갔다.

 

그는 조용히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발소리가 났다.

신발소리만으로도 알아차릴 수 있는 틀림없는

그였다.

 

"누구세요?"

그는 은근히 대답했다.

"나야, 나."

 

그는 희열에 떠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발소리가 다시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는 못들어가는가 싶어서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렸다.

 

돌아갔던 발소리가 다시 다가왔다.

"누구세요?"

"나라니까, 나라구!"

 

이번에도 문이 열리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신 이런 대꾸가 흘러나왔다.

"돌아가세요. 이 집은 너와 나를 들여놓을 만한 집이 아녀요."

 

사랑하는 그 사람한테 문전박대를 당한 그는 며칠을 방황하며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드디어 새벽녘에 한줄기 바람 같은 깨침이 있었다.

 

그는 다시 사랑하는 사람의 집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렸다.

"누구세요?"

 

"너야, 너."

 

이내 문이 활짝 열렸다.

 

 

***************************************

정채봉님은가장아름다운곳에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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