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성당 게시판

연중 제2주간 레지오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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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2003-01-30 ㅣ No.1105

연중 제2주간 레지오 훈화(2003. 1. 19 ∼ 25)

 

 

장자가 한가롭게 낚싯줄을 드리우고 있는데, 초나라 왕의 사자가 찾아왔습니다.

"우리 임금님께서는 선생이 현자(賢者)라는 소문을 들으시고 국정을 맡기고 싶다고 하십니다.  부디 출마해 주십시오."

장자는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습니다.

"초나라에는 죽은 지 3천 년이 된 거북이 신이 있고, 왕은 사당에서 정중하게 제사를 지낸다고 하던데 그것이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그 거북이는 죽어서 뼈를 남기고 제사 받기를 원하고 있겠소,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을 기어다니기를 원하겠소?"

"그야 물론 진흙 속을 기어다니고 싶겠지요."

장자는 만족한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나도 진흙 속을 기어다니고 싶은 쪽이어서 말이요."

 

우리는 과거의 영광을 먹고사는 듯합니다.  옛날에 나는 이렇게 저렇게 하였다고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기를 좋아합니다.  내가 이것을 했을 때는 이런 결과를 얻었고 성과가 얼마나 되고 하는 말을 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만약 좋은 결과나 훌륭한 성과를 얻었다면 그것은 자신 혼자의 힘으로 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뒤에서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혹시 우리도 사당에 모셔져서 제사를 받고 있는 거북이는 아닌지요?

우리도 우리 자신이 움직이고 우리의 삶을 전하는 이의 모습을 가진다면 그것이 진흙 속을 기어다니는 자유로운 거북이와 같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싶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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